단조로움속에 드러난 '절제美 .. LG 엑스캔버스 등 프레스티지광고 인기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명품은 경기의 좋고 나쁨을 떠나 가치와 진가를 인정받는다.
그래서인지 경기가 그리 좋지 않은 요즘에도 고급스럽고 품격있는 제품의 광고는 변함없이 주목받는다.
이른바 프레스티지(prestige)광고다.
LG전자 벽걸이TV 엑스캔버스,르노삼성자동차 SM5,쌍용자동차 체어맨,롯데제과 나뚜루 등이 대표적인 프레스티지 광고.
이들은 색다르고 고급스런 이미지를 전하기 위해 차분한 분위기로 목소리를 낮추는 "절제의 미학"을 이용한다.
칼라,카피,사운드 등 모든 요소가 단순한 형태로 절제된다.
모델의 역할도 최소화된다.
또 정작 주인공인 제품은 한걸음 뒤로 물러서는 경우가 많다.
호기심을 유발해 제품가치를 극대화시키는 전략이다.
스타를 모델로 기용해 만든 튀는 광고들과는 정반대라고 볼 수 있다.
두께가 7.8cm에 불과한 LG전자의 벽걸이TV 엑스캔버스 광고에는 TV가 거의 나오지 않는다.
자랑하고 싶은 것이 많지만 고급 자동차의 실루엣이 광고를 지배한다.
제품의 실체는 마지막에 가서야 드러난다.
"화질"이나 "실감영상"을 강조하는 기존 광고와는 차별화된 크리에이티브다.
롯데제과의 아이스크림 나뚜르광고도 비슷한 범주다.
넓은 리무진의 뒷좌석 귀빈석에 앉은 여인이 페그(바이올린의 손잡이)를 빼내 나뚜루를 먹는다는 설정.
1억원짜리 바이올린을 못쓰게 하면서까지 먹고싶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아이스크림이라는 메시지를 다소 과장되지만 세련되게 전달했다.
고급승용차는 프레스티지 광고의 주요고객이다.
르노삼성자동차의 SM5광고는 차성능을 강조하는 현란한 영상이 배제된다.
체코 프라하의 고풍스러운 거리를 배경으로 단조로운 색상과 화면을 만들었다.
쌍용자동차 체어맨도 제품을 설명하기 보다 "꺾이지 않는 당당함"의 상징인 곧은 대나무 숲을 비중있게 다룬다.
아파트광고에도 고품격이 강조되는 경우가 많다.
쌍용건설 "경희궁의 아침"은 명당이라는 입지조건을 강조해 집의 가치와 품격을 표현한다.
롯데캐슬 아파트도 고급차가 중세유럽 영주가 살았음직한 성문안으로 들어가는 장면을 연출했다.
명품이다,가치있다는 말은 한마디도 없지만 소품과 배경만으로 품격을 높이고 있다.
프레스티지 제품광고는 공통적으로 "특별한 사람만을 위한 제품"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엑스캔버스와 경희궁의 아침은 각각 "당신을 말해줍니다""하늘이 내린 터"라는 나레이션을 사용했다.
SM5와 체어맨도 "누구시길래""가치를 고집하는 귀하를 위해"라는 카피로 "차는 차 주인의 품격"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엑스캔버스 광고를 기획한 LG애드 강명수AE는 "프레스티지 광고는 상류층에게는 그들만을 위한 제품,대중에게는 동경의 대상이 되도록 의도적으로 절제된 방식을 도입한다"고 말했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