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조기진단을 위해 매년 전국에서 수십만건씩 방사선 유방촬영술(mammogram)이 시행되고 있으나 방사선의 과다 피폭, 촬영사진의 화질 불량, 식견없는 의사들의 오판 등으로 진단 효율이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오기근 대한방사선학회장(연세대 교수)는 18일 중고 맘모그램을 쓰는 영세병원이나 제대로 관리기준을 지키지 않는 병원이 상당수여서 철저한 관리기준의 준수가 요구된다고 밝혔다. 그는 "유방촬영술의 진단효율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는 연구결과를 입증할 만한 자료를 만들어 최근 복지부에 제시했다"며 "일부 대학병원을 제외하면 대부분 1회 촬영시 방사선 피폭 허용치인 0.3rad를 넘고 있는 실정"이라고 주장했다. 보통 한번 검사에 4번 촬영을 하는데 허용치를 넘으면 매년 한번씩 검사할 경우 10만명당 6명꼴로 유방암이 발병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어 오 교수의 주장은 상당한 반향을 불러 일으킬 전망이다. 그는 또 유방암을 0~5기로 나눌 경우 유방촬영술로 진단해 5기로 진단된 경우에도 80% 가량은 암이지만 20%은 암이 아닌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또 4기 암이라고 의심되는 경우도 20%만이 진짜 암이라고 언급했다. 이에 따라 오진으로 쓸데없이 걱정하거나 유방을 절제하는 여성들이 많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 교수의 지적대로 유방암 오진에는 유방촬영술의 화질불량과 의사들의 식견부족이 상당한 원인이 되고 있다. 지난 2월 유선방사선학회가 복지부에 보고한 바에 따라도 국내 유방촬영기 3대중 1대는 초기 유방암의 명확한 진단이 불가능한 불량 화질인 것으로 나타났다. 병원별로는 대학병원의 유방촬영술은 불합격률이 9.3% 정도였으나, 건강관리협회와 보건소의 유방촬영술은 불합격률이 42.9%, 산부인과 가정의학과 등 개인의원 47.3%, 일반 종합병원 42.6%, 방사선과의원은 37.1%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오 교수는 "방사선 기사의 촬영기술과 의사의 판독능력이 매우 중요하다"며 "많은 연구와 훈련을 통해 판독능력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판독할 능력이 없는 일부 개인의원과 한의원이 무분별하게 유방촬영술을 실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유방암 촬영기에는 디지털과 아날로그가 있는데 디지털을 맹신하고 선호하는 것은 바람직하지않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디지털은 너무 자세해서 오히려 화면이 중첩되고 판독이 어려울수 있다는게 그 이유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