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신 < 민주당 국회의원 yschang@assembly.go.kr > 제2차 세계대전의 상흔이 아물어가던 1949년 프랑스의 철학자이자 소설가인 시몬 드 보부아르는 '제2의 성'에서 "여성은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진다"고 갈파하며 새로운 전쟁을 선포했다. 이후 전세계 여성들은 앞다퉈 여성운동의 전선으로 달려 나갔다. 반세기 후 미국의 인류학자인 헬렌 피셔는 여성이 '제1의 성'이라고 선언했다. 여성은 생물학적 관점에서도 '아담의 갈빗대를 빌려 태어난'부차적 존재가 아니며 가까운 장래에 여성이 인류의 중심으로 당당히 선다는 것이었다. 피셔의 이같은 예측과 주장은 곧 맞아떨어졌다. 21세기 디지털경제시대에 여성은 국가 발전을 좌우하는 한 축이 되고 있는 것이다. 산업구조가 지식집약적으로 전환됨에 따라 감성적이고 미적인 능력이 남성에 비해 뛰어난 여성이 중요한 인적 자원으로 부각하고 있다. 남성과 여성은 서로 머리를 맞대도록 창조된 만큼 서로가 지닌 다른 힘들을 이해하면서 협력관계를 일궈내야 한다. 이제 세상은 성에 따른 차이점을 존중하고 서로 어울려 일할 때다. 그래서인가. 요즘 텔레비전 드라마를 보면 온통 여성시대다. 얼마 전에 신드롬을 일으켰던 드라마 '아줌마'의 여파가 이어지고 있다. 인기 사극 '명성황후'에서도 '여성 바로 세우기'가 진행되고 있다. 그동안 식민사관에 의해 폄훼돼 왔던 명성황후를 재조명해 러시아 청나라 등 열강 속에서 능숙한 외교술을 펼쳤던 '여걸'로서의 면모를 다시 그린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달라진 여성들의 위상을 드라마가 반영하고 있는 게 아니겠는가. 직업의 세계에서도 금녀의 영역은 없어졌다. 이제는 여성들이 권리만 주장하고 사회진출 확대에 따른 책임이나 의무를 소홀히 하면 안되는 세상이 된 것이다. 이제 여성들은 어머니로서의 역할과 사회적 역할의 조화를 훌륭하게 이루려는 노력을 병행해야 하고 우리 모두는 적극적으로 협조해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