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미국 증시 하락 영향으로 외국인 현선물 매도, 프로그램 매도에 따라 주말 상승폭을 내주며 약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하이닉스반도체가 고금리요구에 채권발행을 포기하고 대폭 할인됐음에도 불구하고 일단 주식예탁증서(DR) 발행으로 외자유치에 성공함으로써 개인투자자들의 시장 기대감은 다시 커지고 있다. 이같은 '외부여건 불투명과 국내 구조조정 해결 기대감'이 교차하는 박스권 장세가 향후 여름철 장세의 특징이 될 것이라는 시각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미국을 필두로 하는 세계경제의 경기회복 지연과 기업실적 악화 등으로 미국 주가가 당분간 혼조양상을 보일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다음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가 다시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크지만 상승모멘텀보다는 체력약화를 보양하는 정도가 될 것이라는 얘기다. 나스닥지수는 2,000선 안팎에서 맴돌고, 한동안 나스닥의 공백을 메웠던 전통의 다우지수도 상승을 주도하기는 버겁다는 인식이다. 그럼에서 하이닉스반도체 외자유치 성공 이후 대우차 매각 등 국내 구조조정 재료 해결에 따른 부분 모멘텀으로 국내 주가는 하방경직성을 유지하면서 대략 600선에서 630선의 박스권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8일 종합지수는 낮 12시 18분 현재 610.03으로 지난 금요일보다 8.93포인트, 1.44% 떨어진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코스피선물 9월물은 외국인 매도가 지속되면서 74.75로 1.70포인트, 2.29% 하락한 수준이다. 외국인은 거래소에서 270억원, 코스닥에서 8억원을 순매도하고 있으며, 선물시장에서는 예상을 뒤엎고 신규매도와 전매도를 4,000계약 가까이 확대, 6,000계약을 순매도하고 있다. 반면 개인은 거래소에서 1,000억원, 코스닥에서 70억원 순매수를 하고 있다. 선물시장에서도 2,900계약의 순매수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외국인 선물 매도가 개인 매수를 넘어서면서 선물 낙폭이 현물 낙폭을 상회, 시장베이시스 백워데이션이 진행되면서 프로그램 매도가 매수를 압도하고 있다. 프로그램 매도는 차익 380억원, 비차익 500억원 등 880억원 수준이며, 매수는 차익 100억원, 비차익 110억원 등 210억원에 그쳐있다. 신영증권의 김인수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인의 선물옵션 매도가 예상을 넘어서고 있다"면서 "향후 미국 금리인하는 상승보다는 여름철 체력약화를 방어하는 보약 정도 수준에 귀착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 구조조정 관련 재료가 노출되긴 했으나 기대감은 여전하다"며 "당분간 이런 변수간 충돌로 박스권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대신경제연구소의 조용찬 책임연구원은 "미국의 뮤추얼펀드 자금유출도 지속되면서 일본과 한국에 매도압력으로 작용하는 모습"이라며 "기관 역시 6월말 매수여력이 적은 만큼 지리한 장세에 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이기석기자 han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