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찬 전 국정원장이 여권 인사로는 처음으로 김대중 대통령의 당적 이탈을 주장하고 나서 주목된다. 유럽을 방문중인 이 원장은 18일 '대통령께 드리는 건의'라는 보도자료를 통해 "김 대통령이 성공한 대통령이 되기 위해서는 국정개혁을 마무리할 이 시기에 정당과 정파를 떠나 국민과 역사앞에 책임지는 자세로 서야 한다"며 당적이탈을 촉구했다. 그는 "민주당을 창당하셨더라도 이제는 이유기(離乳期)가 됐으며,민주당이 아직도 대통령 그늘밑에서만 성장할 수 있다면 그것은 국민정당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불행한 우리의 과거사는 전직 대통령을 모두 결격사유가 있는 분들로 만들면서 비롯됐다"며 "이제 한분이라도 초월적인 입장에서 여야를 모두 아우르며 임기를 명예롭게 마치고 퇴장함으로써 항상 우리곁에 남아 있는 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이 나라에는 나라의 어른이 대단히 희소하다"며 "나라의 앞날을 걱정할 때 호소할 수 있는 진정한 국부(國父)나 국사(國師)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재창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