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실뿐인 타결' 서로에 상처만 .. '항공사 파업 뭘 남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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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노사가 18일 올임금인상안 등에 합의함으로써 지난 12일부터 시작된 사상 초유의 항공사 동시파업은 완전 종결됐다.
이번 항공사 동시파업은 적법성과 불법성을 떠나 노사 양측에 상처와 불신만 남긴 비생산적 갈등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정도의 합의안이라면 굳이 파업이라는 극한 행동없이 대화로도 풀 수 있었다.
노사분규의 고정메뉴인 임금인상을 아예 접어두고 운항규정심의위원회 노사동수 구성 등 헤게모니싸움만 하다 끝난 것이 대한항공파업이라는 지적이다.
파업으로 인해 회사가 입은 2백여억원의 손실과 이성재 위원장 등 노조간부 4명의 구속은 그런 점에서 쓸데없는 희생이었던 셈이다.
아시아나항공도 마찬가지다.
1·4분기에 1천억원 가량의 적자를 본 회사의 노조가 67.7%라는 재수당 인상안을 들고 나온 것부터 상식이하였다.
회사측의 지불능력을 훨씬 넘어선 과다한 임금인상안은 노사 모두 '운신의 폭'을 줄여 협상이 장기화하는 원인이 됐다.
이번 파업은 무엇보다 항공사의 파업이 구조적인 것으로 변하고 있다는 문제점을 낳았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노조는 4개다.
대한항공의 조종사노조는 민주노총산하,일반노조는 한국노총 밑에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노조형태를 보이고 있는 조종사측과 일반승무원노조(민주노총)가 있다.
대한항공 조종사노조가 임금을 올리면 일반노조로 번질 뿐 아니라 곧 아시아나항공의 조종사와 일반승무원에게도 그대로 전염되는 구조라는 것이다.
부문간 전문성과 특수성을 아예 인정하지 않고 모두가 평등해야 한다는 협상자세는 고착화 단계로 접어든 인상이 짙다.
두 항공사의 경영자들이 "어느 노조의 장단에 춤을 추고 눈치를 봐야할지 모를 지경이며 내년이 더 걱정"이라고 말한 것은 이같은 구조적 모순을 대변한다.
고기완 기자 da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