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암축산원예대와 주성대. 이 두 대학은 공통점을 많이 갖고 있다. 2년제 전문대인데다 천안과 청주에 위치해 같은 충청권 대학이라는 점,캠퍼스 규모가 묘하게도 15만여평으로 일치한다는 점 등. 그러나 진짜 쏙 빼닮은 것은 두 대학의 학장들이다. 대학 운영에 기업 경영기법을 도입하고 있다는 점에서 두 학장은 쌍둥이에 가깝다. 연암축산대 권관 학장의 경영자적 마인드가 어느 정도인지는 실습장만 봐도 대번에 알 수 있다. 이 학교는 양돈 돼지인공수정센터 버섯배양센터 등 7개 실습장을 갖고 있다. 권 학장은 매년 새학기 때 이 실습장의 책임 교수들과 사업계획서를 놓고 협의를 한다. 매출 이익 등 그해 경영목표를 잡기 위해서다. 연말 실적을 평가해 목표 달성 실습장에는 제주도여행 등 각종 인센티브가 주어진다. 반면 목표 미달 실습장은 다음해 예산배정에서 불이익을 받게 된다. 이 학교의 연간 예산 1백20억원중 실습장 운영을 통해 얻어지는 수익이 절반 가량(50억원)을 차지할 정도로 재정자립도가 높은 것은 이 때문이다. 권 학장은 "농업도 경영만 제대로 하면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이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주성대학의 윤석용 학장은 실제 기업(건설회사)경영자 출신이다. 그 때문인지 대학운영 곳곳에 기업 냄새가 배어 있다. 대학 본관 사무실 배치부터가 기존 대학들과 다르다. '소비자'인 학생 편의를 위해 은행창구처럼 칸막이 없이 개방형으로 꾸몄다. 이뿐 아니다. 이 대학은 ㈜울쏘하이텍 ㈜골드LCD 등 4개 학교기업을 운영하고 있다. 교수들이 연구를 통해 얻은 결과물을 썩이지 않고 상품화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울쏘하이텍은 이미 이익을 내 학교재정에 보탬이 된다. 학생들에게는 실습장 역할을 하고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보고 있다. 이 두 대학의 지난해 졸업생 취업률은 90%를 웃돈다. 고학력자 실업이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현실에 비춰보면 매우 높은 편이다. 대학의 위상과 경쟁력을 강화하고자 하는 다른 전문대들에 이 두 학교는 훌륭한 힌트를 던지고 있다는 느낌이다. 청주=김수찬 사회부 기자 ksc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