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8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대화 재개 제의에 첫 반응을 보임에 따라 올 들어 중단된 북미 대화가 빠르면 7월부터재개될 것이라고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이 말했다. 이들 전문가는 "북한의 과거 협상 전력에 비추어 경수로 건설 지연 보상 요구는 충분히 짐작할 수 있는 일"이라고 전제하고 "북한의 반응은 의제에 대한 불만을 드러낸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협상에 나설 의지를 내비친 것"이라고 분석했다. 고든 플레이크 맨스필드태평양센터 소장은 "이번 반응은 협상에 들어가면 항상자기 주장만 내세우는 북한의 속성상 능히 짐작할 수 있던 내용"이라고 말하고 "경수로 건설 지연 보상 요구가 일종의 전제조건인지, 아니면 의례적 주장인지를 명확히 가려내려면 시간을 조금 더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플레이크 소장은 그러나 "부시 행정부가 대북 정책 검토를 끝내자마자 협상 재개를 제의했고 북한도 곧바로 반응을 보였다는 것은 양쪽 다 협상 의지가 있음을 드러낸 것"이라며 "7월에는 협상이 재개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북미 협상은 남북 관계와 연계돼 있어 남북 대화가 빠른 속도로 진전되면 북미 관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하고 "북미 협상이 재개돼도 북한 내부 개혁이 뒤따르지 않는 한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니컬러스 에버스태트 미국기업연구소(AEI) 선임연구원도 "북한의 반응은 충분히 예상했던 수준으로 놀랍거나 새로운 정보를 담고 있지는 않다"고 평가하고 "다만 협상이 언제 재개될 것인가에 대한 판단은 북한에서 더 많은 신호를 보낸 뒤에야 가능할 것"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에버스태트 연구원은 그러나 2003년까지 미사일 실험 발사를 유예하겠다는 북한의 입장 표명 자체가 협상 의지를 밝힌 것이라며 북미 협상이 머지 않아 재개될 것으로 전망했다. (워싱턴=연합뉴스) 이도선 특파원 yd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