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와 컴퓨터, 통신장비 업체들에 대한 부정적인 실적전망으로 세계증시가 표류하고 있다. 특히 최근 뉴욕증시는 2.4분기 기업 예비실적의 실망감으로 먹구름이 짙다. 근본적으로 경기의 장기침체 우려가 증시를 어둡게 감싸고 있다. 그간의 금리인하 효과가 아직은 미약하고 전 산업에 걸친 고용악화와 첨단산업 중심의 재고부담으로 인해 현재의 금융정책 기조(금리인하)는 좀 더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이에 따라 다음주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는 올들어 여섯번째의 추가적인 금리인하가 예상되고 있다. 6월 하순 증시가 이러한 실적악재를 이기고 하반기 경기회복 기대감을 반영하면서 강세로 반전할지, 아니면 예상했던 실적둔화를 확인하며 다시 미끄럼을 탈지 기로에 서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몇가지 근거에서 낙관적인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첫째, 실적과 주가의 관계면에서 지금은 지난 분기와는 상황이 다르다. 현재 각국 금리는 지난 3,4월보다 더 내려가 있고 주가는 경기침체를 더욱 반영하고 있다. 또한 반도체 경기는 계절효과를 반영, 오는 7,8월에 바닥을 탈피할 가능성이 높다. 주식시장은 항상 3개월에서 6개월 후의 경기를 반영하는데 올 2.4분기 기업실적이 가장 어둡기 때문에 지나간 실적에 지나치게 집착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다. 두번째는 자금흐름 측면이다. 시중금리의 하락으로 채권에서 주식으로의 자금이동 욕구는 더욱 높아져 있는 상태다. 그림에서와 같이 경기하강 국면에서는 기업의 기대수익률은 떨어지고 상대적으로 채권 값이 가파르게 오르기 때문에(금리하락) 채권투자가 유리했지만 이제 그러한 환경은 지나가고 있다. 경험적으로 경기가 완전히 회복된 이후 주식을 사냥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서울증시가 신흥시장임에도 불구하고 경기 선행적이고 이를 반영해 올해 들어 외국인 주식 순매수가 두터운 이유는 서울증시에 선취매할 만한 가치 있는 기업들이 많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주 하이닉스반도체의 외자유치 성공은 금융시장에 부담을 크게 덜어 주었다. 이제는 주변상황에 따라 지수 관련주의 랠리 여부를 조심스럽게 관찰해야 할 시점이라고 판단된다. 반도체 가격의 추가하락과 기술주의 실적악화라는 부담이 한두달 더 지속될 수는 있지만 지금부터의 시선은 좀더 멀리 둘 필요가 있다. 미시적으로 보아 경기로부터 다소 자유로운 가치 우량주가 많고 배당만 받아도 금리소득를 초과할 수 있는 종목이 다수 있다는 점도 주식을 평범하게 접근해도 좋다는 것을 의미한다. 김한진 < 피데스투자자문 상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