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19일 오후 법사위와 본회의를 잇따라 열어 자금세탁방지 관련 2개 법안을 처리할 예정이었으나 여야간 및 각당 내부의 이견으로 진통을 겪었다. 한나라당은 이날 '정치자금을 자금세탁방지 규제대상에서 제외하는 대신 금융정보분석원(FIU)에 계좌추적권을 광범위하게 부여토록 하자'는 민주당 수정안을 거부했다. 한나라당은 전날 열린 여야 9인소위에서는 민주당안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었다. 게다가 민주당 조순형 천정배 의원도 정치자금을 규제대상에 포함하는 내용의 수정안을 마련,여야 개혁성향 의원 30여명의 서명을 받는 등 독자적인 움직임을 보여 하루 종일 논란만 거듭했다. 여야는 이에 따라 관련 법안의 국회 처리를 오는 25일로 연기했다. 민주당은 이날 김중권 대표 주재로 당4역회의와 의원총회를 열어 전날 여야 9인소위가 잠정 합의한 대로 자금세탁방지 규제대상에서 정치자금을 제외하고,FIU에 계좌추적권을 부여하는 내용의 자금세탁방지법을 당론으로 확정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이재오 총무는 오후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법안심사 여야 9인소위'에서 "정치자금을 자금세탁방지 규제대상에서 제외할 수는 없다. 그 대신 FIU의 계좌추적권을 없애는게 당론"이라며 "정치자금이 문제가 될 경우 FIU는 선관위에 통보하고 선관위가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관련법안에 대한 한나라당의 입장이 바뀐 적은 없다"며 "전날의 소위는 민주당이 제안한 것을 각 당에 가서 논의할 것을 합의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