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 노래를 들으면 사랑하고 싶다"..박혜경 '사치찬란 콘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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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쳐보였다.
가는 어깨와 핼쑥한 얼굴엔 온통 묵직한 피로감이 스며있었다.
"몸살을 앓아서 그래요.
어제밤엔 정말 아팠어"
작은 몸을 바로세운 그가 나른한 음성으로 인사를 건넨다.
투명하면서도 허스키한 그 이율배반적인 목소리가 가수 "박혜경"임을 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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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경(26).97년 혼성듀오 "더더"로 가요계에 데뷔한 그는 한마디로 특징짓기 힘든 독특한 음색으로 그 이름을 강렬하게 인식시켰다.
산바람처럼 청량하면서도 어딘지 슬픈,방울처럼 명랑하지만 한편 애조띤 묘한 색깔.
"딜라이트""주문을 외워봐""하루""후회"...
그의 노래는 어느것 하나 내지르지도 울어대지도 않지만 가슴에 깊숙히 닿는다.
변성전 소년처럼 착하고 순수한 소리로 "멋들어지게" 노래해온 그는 이제 첫손에 꼽히는 대형 여성싱어로 자리했다.
노래 이야기를 하노라니 금새 화색이 돈다.
"내 노래를 들으면 즐거워져요.
남들이 내 노래를 듣는다는 게 신기하고 감사하고.요즘도 차를 타고가다 옆차에서 노래가 들리면 창문을 열고 소리질러요.
아저씨!그거 제노래예요!감사합니다!"
팔을 크게 흔들며 눈을 빛내는 그의 얼굴에 어느새 피로감이 지워져 있다.
라이브마다 전좌석이 매진되는 드문 기록의 보유자인 그가 4개월만에 다시 라이브 무대를 마련한다.
오는 30일,7월1일 이틀간 성균관대 새천년홀에서 열 콘서트 "비상".8백석규모의 비교적 큰무대에서 펼치는 공연의 부제는 "사치찬란"이란다.
대학가 축제시즌인 5월 전국 각지에서 열리는 행사에 불려다니던,그의 말을 빌자면 "유랑극단 같았던" 생활을 끝낸지 한달도 안된 참이다.
막바로 매일 4~5시간씩 매달리는 공연준비로 몸살까지 얻을 만큼 강행군이다.
"사치.유치.재치.극치 해서 4치예요.
큰 극장은 관객들과 코를 맞대고 호흡할 수 없다는 약점이 있지만 볼꺼리를 훨씬 다양하게 만들 수 있어요.
종합선물세트처럼 재미있게 꾸밀거예요.
비밀인데 정말 깜짝 놀랄만한 이벤트도 있어요"
자그마한 체구가 무색하게 콘서트에서 엄청난 에너지를 뿜어내기로 유명한 여자.
"라이브할때는 객석과 연애하는 느낌이예요.
내가 관객들의 사랑스런 여자친구가 되는 거죠.전 정말 열심히 노래해요.
내 노래를 듣고 대충 부르더라는 말을 듣는 건 참을 수 없어.내가 즐거워야 듣는 사람도 즐거운거니까.
내가 느끼는 즐거움,내가 느끼는 감동을 전하고 싶어요"
서울 콘서트가 끝나면 다음달 14일부터는 대구를 시작으로 전국 5개 도시를 돌며 순회 공연도 열 계획.앨범 10만장을 거뜬히 팔아치우는 몇안되는 이 여가수는 아직 욕심이 많다.
"더 잘 됐으면 좋겠어요.
내가 좋아하는 노래에 더 많은 사람들이 매력을 느꼈으면 하거든요"
씩씩하게 말을 맺은 그는 동화속 피터팬처럼 가볍게 자리를 떴다.
문의(02)540-3541 예매 1588-1555
김혜수 기자 dear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