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경정이 도입된 것은 지난 1952년. 벌써 50년이 흘렀다. 경정은 일본인에게는 하나의 오락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래서인지 매년 최다입장객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일본내 24개의 경정장과 15개의 장외매장을 찾은 경정인구는 2천8백만명에 달할정도로 국민적 인기를 누리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1조5천억엔. 경마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매출액을 기록했다. 일본경제가 호황을 구가하던 지난 90년대 초반에는 2조2천억엔의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다. 경정의 참 매력은 굉음과 함께 물살을 가르는 모터보트들의 역동성에 있다. 경정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도 경마나 경륜에서 느끼지 못하는 시원한 레이스에 금방 빠져들게 된다. 그래서 많은 가족이나 연인들이 함께 즐기며 시간을 보낸다. 경정은 총 6척의 보트가 경주에 나서 6백m레인을 세바퀴 또는 네바퀴 돌고 결승선에 들어오는 경기다. 최고 시속은 80km 정도로 한 경기당 약 2분 정도 소요된다. 승식은 단승식과 연승식 등이 세분화돼 5가지로 나뉘며 하루 12회의 경주가 펼쳐진다. 기간은 봄이 시작되는 3월 시작해 12월까지 이어진다. 월별로 4천만엔 규모의 경주대회가 개최되며 12월의 상금왕결정전은 총 1억엔의 상금이 걸려있다. 7~9월에는 야간경기를 개최해 여름밤의 축제분위기를 조성하기도 한다. 야간경기는 젊은층과 가족관람객에게 특히 인기가 높다. 총 등록선수는 1천6백여명 정도로 이중 1백30여명의 여자선수들도 있다. 여자와 남자가 같이 경기를 펼친다는 점도 경정의 매력 중 하나다. 단 여자의 경우 체충이 가벼워 이에 상응하는 중량을 부여하게 된다. 선수들의 연령층도 다양하다. 20대의 젊은 선수가 많지만 40~50대 선수도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다. 수질오염에 대비해 가솔린과 혼합유를 섞은 연료로 오염을 최소화하고 경기장마다 2척의 배가 매경기 전후 물상태를 점검한다. 경정장마다 배수장치도 필수조건이다. 순위판독 방식은 국내 경마나 경륜경기처럼 전자판정장치를 이용하고 대형스크린을 통해 판독상황을 보여준다. 일본 경정산업의 파급효과도 크다. 연간 1천8백80대의 경주용 보트와 1천6백대 가량의 모터가 생산되며 매출액중 환급금인 75%를 제외한 나머지는 개최경비와 더불어 공공복지와 도로건설 등에 투자된다. 선수들은 12개월정도 기간을 통해 양성된다. 관련법규부터 유체역학,전기공학 등의 학문과 조종기술,체육,무도 등도 배운다. 선수들 대부분의 연 수입은 1천8백만엔 정도. 최근엔 2억5천만엔대의 고액 연봉자도 등장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