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의 세계] '패션 코디네이터' : 패션가 등 종횡무진..누가 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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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수준의 향상과 함께 패션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패션 코디네이터를 희망하는 젊은이들 또한 부쩍 늘어나고 있다.
현재 패션계와 방송가 등에서 활동중인 패션 코디네이터는 2백명 정도.
이중 초보자나 보조자가 아닌 프로로 인정받는 사람은 50여명에 불과하다는게 관계자들의 말이다.
또 이들의 나이가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 사이라는 사실은 패션 코디네이터라는 직업세계가 국내에서는 시작단계라는 것을 알려준다.
보수는 보통 5년 이상의 경력에 이름도 어느 정도 알려진 경우 잡지화보 한 페이지당 6만∼10만원을 받는다.
수입이 알려진만큼 많지는 않다.
그러나 아직 미개척 분야가 많고 각 분야에서의 수요도 늘어나고 있어 그 전망은 더욱 밝아질 것으로 보인다.
정윤기(31)씨는 방송 프로그램과 연예인 개인 코디네이터로 한창 이름을 날리고 있는 인물이다.
사회자의 대담하고 독특한 의상으로 눈길을 모은 토크쇼 '김혜수 플러스유'가 그의 작품.
김희선 고소영 김민희 이혜영 이병헌 차승원 등 옷 잘입기로 소문난 유명 연예인들의 스타일이 그의 손을 거쳐 완성됐다.
인천대에서 의상학과를 전공했고 졸업 후 곧장 일을 시작, 광고회사 등 일을 줄만한 곳을 찾아 무작정 뛰어 다녔다.
처음 1∼2년은 고생했지만 실력을 인정받게 되면서 일이 꾸준히 들어와 98년 인트렌드라는 회사를 차리게 됐다.
이 회사에서는 코디네이터 업무 외에 패션 브랜드 홍보까지 같이 한다.
파르베 앙앙 등 패션잡지 지면에서 자주 만날 수 있는 홍진영(30)씨는 디스플레이어로 일하다 코디네이터로 전향한 사례다.
대학에서도 의상전공은 아니었던 그는 학원에서 광고 코디네이터 과정을 수료 후 패션계에 뛰어들었다.
한달 화보촬영 건수는 대략 6건 정도.
작업할 때는 고급스럽고 화려한 패션보다는 절제되고 심플한 스타일링을 좋아한다.
또 누구나 보고 한번쯤 따라 할 수 있는 실용적인 면을 중시한다.
정윤기씨와 함께 몇 안되는 남성 코디네이터인 이병진(30)씨.잡지와 함께 지면광고와 TV CF 등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지하철에서 서핑보드를 타고 가는 휠라 CF가 그의 작품.
계단을 스케이트보드를 타고 내려가는 최근의 휠라 CF에서도 그의 스타일링이 돋보인다.
"TV광고에 참여할 때는 색상을 지정하고 등장인물이 입을 옷과 소품을 정하는 등 전체적인 이미지를 구축하는게 패션 코디네이터가 하는 일"이라고 그는 말했다.
또 "삼성 기업PR광고처럼 언뜻 생각하기에는 패션과는 거리가 먼 듯한 광고작업도 코디네이터를 필요로 하는 등 일의 범위가 점점 넓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작업을 하다보면 옷을 직접 제작해야 하는 경우도 많다"는 이씨는 9월쯤 서울 압구정동에 여성복 매장을 내며 디자이너로도 데뷔할 계획이다.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한 소은희(31)씨는 당초 무대디자인을 지망했다가 패션 코디네이터로 방향을 바꾼 케이스다.
잡지 일과 패션 카탈로그 일을 주로 하고 있다.
대표작은 엽기적인 스타일링으로 화제를 모은 신발브랜드 개그의 카탈로그 외에 탤런트 김희선이 등장한 베스띠벨리, 한불화장품 두앤비 마스카라, 탤런트 전지현과 장혁이 출연한 잠뱅이 카탈로그 등이다.
그의 작품은 발랄하고 통통 튀는 신세대 감각이 살아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부천전문대학 스타일리스트과에 강의도 나가는 소씨는 "오랜 시간 여러 스태프들과 작업해야 하는 직업 특성상 우직함과 성실함이 감각보다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이밖에 한창 각광받고 있는 패션 코디네이터로는 박희라, 김성일, 이선희, 김윤희, 유수연씨 등을 꼽을 수 있다.
설현정 기자 s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