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업들이 경비절감을 위해 내보내는 직원들을 경기가 회복될 때 다시 채용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내놓고 있다. 회사관련 업체에서 일정기간 근무하게 하는 '대여프로그램'이나 해고기간에 학위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재교육시스템 등을 마련,해고당한 직원들의 반발을 완화시키고 있다. 이는 경기가 회복됐을 때 필요한 직원을 구하는 비용을 줄이고 해고한 직원은 물론 남아 있는 직원들의 사기도 높이는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9일자에서 기업들의 해고직원 재영입 프로그램들이 첨단기술이나 전문서비스산업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해고직원 재영입 프로그램'속출=반도체회사 텍사스인스트루먼트는 해고 대상 직원들을 8개월간 하청업체에 빌려주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하청업체들은 이들에게 동일한 봉급을 주지만 정규 직원으로 고용할 수는 없도록 했다. 네트워크 장비회사인 시스코시스템스는 최근 6천명의 정규직을 감원하는 과정에서 시스코에 언제인가 돌아오기를 희망하는 사람들에게 해고수당을 받기보다는 봉급의 3분의 1을 받고 시스코 관련 비영리단체에서 일하도록 권고했다. 지난 3월 전직원의 13% 감원을 발표한 증권회사인 찰스슈왑은 18개월내에 재고용을 할 경우 7천5백달러의 보너스를 주겠다고 약속했다. 창업자인 찰스 슈왑 부부는 또 1천만달러의 교육기금을 조성,감원대상 종업원들이 해고기간에 학위를 받을 수 있도록 2년간 2만달러의 학비를 지원할 계획이다. 세계 최대 컨설팅회사 액센츄어(옛 앤더슨컨설팅)는 이달초 6백명의 직원을 감원하면서 6∼12개월의 안식휴가를 제의했다. 이들은 휴가기간에 현봉급의 20%를 받으면서 경쟁사만 아니라면 다른 일자리도 가질 수 있다. ◇성과는 미지수=업체들은 이들 프로그램이 불황때 인력을 경쟁업체에 빼앗기지 않고 경기변동에 유연하게 대처하기 위한 방안이라고 강조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같은 프로그램들이 일시적으로 많이 드는 해고비용을 줄이기 위한 방편일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고용전문 변호사인 스티븐 미첼은 "대상 직원들은 해고수당과 기회비용 등을 고려해 재영입 프로그램의 선택여부를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전문가들은 급변하는 첨단기술 분야의 경우 기업들이 다시 채용할 때 필요한 인력이 해고인력과는 다를 수 있어 이들 프로그램이 비효율적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