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은행이 하이닉스반도체 외자유치와 관련,채권단간에 합의했던 내용을 뒤늦게 번복해 20일 금융감독당국으로부터 엄중 경고를 받았다. 금융감독원 고위 관계자는 "한미은행이 20일 이사회를 열어 지난 5월의 채권단간 합의사항이었던 하이닉스 발행 전환사채(CB) 인수안을 부결시켰다"며 "한미은행에 향후 신상품 인가와 감독.검사 때 불이익을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정부가 기업구조조정 특별법을 통해 채권금융회사간 합의사항에 법적 구속력을 부여키로 하는 등 채권단간 합의사항을 번복하는 사례에 대해 엄중 대처하겠다는 의지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한미은행 이사회는 이날 하이닉스가 발행한 1조원 규모의 CB중 한미은행에 배정됐던 3백47억원 어치의 CB를 인수할 수 없다고 결의했다. 하이닉스 외자유치를 주관한 미국 살로먼스미스바니증권(SSB)은 외자유치가 성공하려면 하이닉스반도체에 대한 채권단의 유동성 지원이 필요하다며 하이닉스가 채권단에 1조원 규모의 CB를 매각한 후 그 자금을 별도관리계좌(에스크로 어카운트)에 예치해 내년 상반기에 회사채 상환용으로만 쓰도록 요구했었다. 이와 관련, 금감원 관계자는 "22일까지 하이닉스반도체의 해외 투자자들이 해외주식예탁증서(GDR) 청약 대금을 완납하는 시점에서 투자의 전제조건인 채권단 지원합의를 깬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하고 "이같은 행위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엄중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한미은행은 금감원의 이같은 경고에 대해 이사회 재소집 등을 통해 대책을 강구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수진 기자 park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