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에이전시 업체인 디자인인스(www.insdesign.co.kr)의 민혜진(32) 사장은 외유내강(外柔內剛)이란 표현이 딱 어울리는 여성 벤처기업인이다. 겉으로는 부드러워보이지만 막상 얘기를 나눠보면 빈틈이 없을 정도로 치밀하고 당차다. 생존경쟁이 치열한 웹에이전시 업계에서 창업 5년만에 디자인인스를 "실력파"로 키워낸 점이 이를 말해준다. 디자인인스는 규모에서 대형 웹에이전시와 비교가 안되지만 내실에서는 결코 뒤지지 않는다. 이 회사가 상대하는 고객은 하나같이 내로라하는 대기업들이다. LG전자와 LG패션 삼성코닝 삼성화재 오리콤 에스원 제일기획 등의 홈페이지와 나이키 소니코리아 등 외국계기업의 웹사이트는 모두 디자인인스의 작품이다. 단순 웹디자인은 물론 웹CI,솔루션 개발,설계,제작,유지보수까지 종합 인터넷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한다. 민 사장은 전공도 디자인이다. 대학(이화여대 생활미술과) 졸업후 화장품회사인 태평양 디자인센터에서 브랜드 디자인을 6년간 맡았다. 디자인 대상을 3번씩 받을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았던 그녀가 돌연 창업을 결행한 것은 변화가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97년 11월 퇴직금과 그동안 번돈을 모아 강남에 조그만 사무실을 얻었다. 컴퓨터 1대와 동료직원 1명이 전부였다. 당시만 해도 웹디자인 개념은 생소했다. 아르바이트 생각으로 몇몇 기업의 웹사이트를 무료로 구축했다. LG애드의 경우 웹디자인을 새로 바꿔주면서 클릭률이 7배나 껑충 뛰었다. 이것이 디자인인스가 유명해지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디자인인스의 실력이 입을 통해 업계에 알려지면서 고객이 몰려들기 시작한 것.그 결과 매출이 크게 늘어 지난해에는 2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목표를 2배로 늘려잡았다. 민 사장 부부는 사업가 커플이다. 남편 김재언(37)씨는 미국계 온라인 뉴스포털인 ZD넷코리아 대표를 맡고 있다. 남편보다 먼저 사업을 시작했고 매출액도 더 많지만 이는 "방관자적이면서도 때때로 든든한 자문 역할을 해준 남편 덕분"이라는 게 그녀의 설명이다. 민 사장은 6살된 딸을 둔 보통의 엄마답지 않게 일에 대한 의욕으로 가득 차 있다. 10월부터는 미국시장에 진출하고 네트워크게임 솔루션 개발에도 나설 생각이다. 민 사장은 "규모는 작아도 퀄리티가 최고란 평을 듣는 기업을 만들고 싶다"며 "회사가 커지면 사업부문을 직원들에게 떼주고 개인적으로는 새로운 영역에 계속 도전해보겠다"고 말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