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물량부담으로 인해 추가 상승하지 못하고 흘러내리고 있다. 달러/엔 환율도 일본 수출업체의 매물에 둘러싸여 124엔 돌파에 힘겨워 하는 모습이다. 2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오전 11시 24분 현재 전날보다 6.90원 오른 1,301.80원을 가리키고 있다. 개장초 엔화 약세 등을 반영해 1,300원대로 재진입한 환율은 꾸준히 나오는 업체의 네고물량과 차익실현 매물 등으로 미끄러지고 있다. 엔 약세에도 불구, 심리적으로 달러팔자(숏)마인드가 강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이 하이닉스반도체의 주식예탁증서(DR)발행분 납입일이라는 점과 외국인 직접투자(FDI)자금에 따른 달러공급 우려가 거래자들에게 자리잡고 있다. 달러/엔 환율은 4월 산업활동지수 발표이후 엔화 약세가 진전되면서 한때 124엔을 깨고 올라섰으나 일본 업체들의 매물벽에 부딪히면서 123.70엔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달러/엔은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으며 일본 경제에 대한 우려는 시장거래자들을 계속 압박하고 있다. 일본 시오카와 재무상은 "큰 폭의 환율변동이 있을 경우 재무성이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현재로서는 초과 예산을 고려하고 있지 않지만 경제가 위축되도록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거래자들은 오후 5시이후 일본 경제재정정책 위원회 회동에서 이뤄질 고이즈미 총리의 경제 개혁 발표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닷새째 순매도기조를 유지하면서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432억원, 9억원의 매도우위를 기록중이다. 지난 19일 주식순매도분 2억달러 가량이 역송금수요로 엔화 약세와 함께 환율 상승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어제 지나치게 빠졌다는 우려가 있으나 이는 수급에 의해 당연한 결과였을 뿐이고 오늘도 공급물량에 대한 부담감이 상당히 있다"며 "이미 위로는 고점을 본 것 같고 경계감이 심해 엔화가 급등하지 않는 한 추가 상승은 어렵고 1,300원이 중요한 레벨이 아니라 무너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외국계은행의 다른 딜러는 "오전부터 삼성전자 등이 큰 규모로 네고물량을 내놓고 있어 FDI 물량 등과 함께 물량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여러 요인이 상충하고 있어 큰 움직임은 어려울 것으로 보여 1,300원은 지켜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환율은 전날 역외선물환(NDF) 환율이 한때 124엔대까지 급등한 달러/엔을 따라 1,306원까지 올라선 영향으로 전날보다 무려 9.10원이나 오른 1,304원에 출발했다. 개장 직후 주로 1,303원선에서 거래된 환율은 하이닉스반도체 주식예탁증서(DR)발행 납입에 따른 달러공급 우려 등으로 1,301.50원까지 내려선 뒤 1,301원선에서 주로 흐르고 있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