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1,300원대에 재진입했다. 엔화 약세를 흡수하며 올랐지만 외국인 직접투자(FDI)자금의 시장 공급에 따른 물량부담이 오름폭을 줄였다. 2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5.80원 오른 1,300.70원에 오전 거래를 마감했다. 공급우위의 장세가 뚜렷했다. FDI자금외에도 국책은행의 매도세, 업체 네고물량 등이 시장에 유입되는 매수세를 흡수했다. 엔화 약세의 기운이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으나 수급쪽에 기운 거래자들의 심리는 더 아래로 내려가보자는 쪽이 강하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하이닉스반도체 DR발행 물량이 본격적으로 시장에 나오기 시작한 것 같다"며 "중요한 모멘텀이 될 수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오후에도 물량부담이 여전한 가운데 1,298∼1,302원 범위를 예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외국계은행의 다른 딜러는 "달러/엔도 124엔이 뚫기 어렵다는 인식이 강해지고 물량부담이 가중돼 오후에는 1,297원까지 하락이 가능할 것"이라며 "개장가가 이날 고점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달러/엔 환율은 오름세를 지속하면 한때 124엔을 돌파하기도 하는 등 낮 12시10분 현재 123.81/123.86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 뉴욕장에서 달러/엔은 122엔대 후반에서 124엔대 초반까지 급반등하며 5주중 최고치인 123.83엔에 마쳤다. 일본의 5월 무역흑자폭이 크게 줄어든 것과 함께 미 대통령 경제보좌관 로렌스 린지의 발언이 엔화의 투기적 매도세를 유발하며 엔 약세를 이끌었다. 특히 이날 일본 경제산업성은 4월 전체산업지수가 2.5% 하락하는 등 경제지표의 악화는 엔화 약세를 더욱 부추겼다. 일본 구로다 재무관과 시오카와 재무상은 환율의 펀더멘털 반영과 환율변동에 따른 조치를 언급해 다소 엇갈리는 발언을 했다. 마보 미 백악관 대변인은 "의도적인 엔화 절하는 용인할 수 없지만 구조조정 결과로 엔화가치가 변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언급, 엔 약세를 유도하지 않겠다는 점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124엔을 뚫고 오르기 힘든 레벨임을 입증했다. 거래자들은 오후 5시이후 일본 경제재정정책 위원회 회동에서 이뤄질 고이즈미 총리의 경제 개혁 발표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이날 하이닉스반도체가 발행한 주식예탁증서(DR)의 최종납입일로서 자금 공급에 대한 기대로 시장심리는 달러팔자(숏)마인드가 강화됐다. 엔화 약세에 따른 달러사자(롱)마인드와 상충되고 있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낮 12시 15분 현재 닷새째 순매도기조를 유지하면서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572억원, 18억원의 매도우위를 기록중이다. 지난 19일 주식순매도분 2억달러 가운데 오전중 소규모로 나오긴 했으나 물량공급에 견디지 못했다. 환율은 전날 역외선물환(NDF) 환율이 한때 124엔대까지 급등한 달러/엔을 따라 1,306원까지 올라선 영향으로 전날보다 무려 9.10원이나 오른 1,304원에 출발했다. 개장 직후 주로 1,303원선에서 거래된 환율은 하이닉스반도체 주식예탁증서(DR)발행 납입일에 따른 달러공급 등으로 꾸준히 레벨을 낮춰 1,300원을 저점으로 기록한 뒤 1,300원선에서 거래됐다. 한편 이달 들어 20일까지 통관기준 무역수지가 7억1,200만 달러의 적자를 기록, 전달 같은 기간보다 적자폭이 확대됐다. 이 기간중 수출은 지난 해 같은 기간보다 12.6% 준 70억6,100만달러, 수입은 11.7% 감소한 77억7,300만달러를 기록했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