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 반영된 하향압력에 유의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증시가 엇갈린 재료 사이로 고개를 내밀고 있다.
뾰족한 내부 요인이 나타나지 않는 가운데 뉴욕증시 따라하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대형주 모멘텀 부재 상태가 이어지고 있으나 저가메리트가 부각된 통신주가 앞장서고 다른 지수관련 대형주가 모처럼 동반 오름세를 나타내면서 상승을 이끌고 있다. 다만 삼성전자 등 반도체주가 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600선 안착은 쉽지 않은 모습이다.
강도가 약해졌지만 외국인 매도 공세가 부담이다. 외국인은 반도체, 통신주 비중을 지속적으로 축소하며 이날까지 엿새 동안 7,000억원 가까운 순매도를 나타냈다.
아울러 주말을 앞둔 차익매물이 예상되고 있고 마이크론 실적이 뉴욕증시에 반영되지 않아 장후반 변동성 확대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어서 제한적인 상승에 그치고 있다.
목요일 뉴욕증시는 반도체 경기 침체 지속 우려 속에서도 다음 주 금리인하 기대와 고용관련 지표 완화가 투자심리를 북돋우며 주요 지수가 이틀째 동반 상승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나흘째 하락하는 등 반도체주는 힘을 내지 못했고 통신, 금융, 네트워크 관련주가 오름세를 이끌었다.
반도체 현물가가 바닥을 찾지 못하고 내림세를 지속한 데다 장 종료 후 마이크론테크놀로지는 기대치를 훨씬 밑도는 지난 분기 실적을 밝혔다. 아울러 이날 북미 반도체장비업체의 5월 반도체장비 주문 출하비율(BB율)도 여섯 달째 저조하게 발표되면서 반도체 경기 회복에는 여전히 암운이 드리워 있다.
LG투자증권 박준범 연구원은 "나스닥지수가 사흘 연속 상승하며 2,000선 지지 확보를 시도하면서 투자심리가 호전됐다"고 말했다. 그는 "대형통신주와 실적주가 강세를 나타내며 반도체 약세를 받아내는 모습"이라며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살아 있어 저가 매수세가 꾸준히 유입될 것"으로 내다봤다.
세종증권 김욱래 연구원은 "통신주 매수세가 특별한 재료보다는 저가메리트에 기인된 만큼 단기에 그칠 것"이라며 "반도체 경기회복 신호가 나오지 않아 관련주가 약세권에서 허덕이는 시점에서 추가상승은 버거울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증시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할 때 삼성전자 약세 속 주가강세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조덕현 한화증권 투자전략팀 차장은 "거래량과 고객예탁금 감소 추세가 이어지고 있어 약세 조정이 이어질 것"이라며 "미국 공개시장운영위원회(FOMC)를 앞두고 선조정 받은 증권주를 비롯한 금융주와 내수관련 실적주로 매매 범위를 좁힐 것"을 당부했다.
이날 종합주가지수는 혼조세 출발 뒤 상승으로 가닥을 잡아 낮 12시 26분 현재 전날보다 4.18포인트, 0.70% 오른 599.71을 가리키고 있고 주가지수선물 9월물은 0.65포인트, 0.88% 높은 73.90에 거래됐다.
시장베이스시가 플러스를 유지함에 따라 프로그램 매수가 489억원 유입되며 상승을 뒷받침했다. 매도는 281억원 출회됐다. 지수 움직임이 정체된 상황에서 지수선물 베이시스 움직임에 등락이 휘둘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통신주가 선두에 섰고 반도체주를 제외한 대형주가 밀었다.
SK텔레콤은 전날에 이어 자사주 30만주를 21만원에 매입하겠다고 밝히면서 21만원선을 훌쩍 뛰어 넘으며 이틀째 오름세를 유지했다. SK텔레콤은 전날까지 272만주를 매입, 오는 28일까지 80만주를 추가 매입해야 한다.
차익거래를 염두에 둔 외국인 매도 공세를 받았던 한국통신은 닷새만에 오름세로 상승 반전, 전날보다 3% 이상 뛰어올랐다. 주가가 연중최저치 수준으로 하락한 데 따라 저가매수가 유입됐다. 나스닥 텔레콤지수가 3.09% 상승하면서 외국인 매수를 불렀다. DR 발행을 앞두고 주가관리에 나선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전력은 여름 전력수요 증가 기대와 파워콤 민영화 계획 발표로 엿새만에 강세다. 포항제철도 베네수엘라 악재를 반영해도 현주가는 저평가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10만원을 이내 되찾았다.
미국 금리인하 기대감으로 국민은행, 현대증권, 삼성화재 등 금융주 강세도 눈에 띈다. 대표적인 실적주인 현대차, 기아차, 태평양, 전기초자 등이 이끄는 가치주도 선별적으로 상승대열에 합류했다.
반면 삼성전자가 19만원대 마저 위협받고 있는 것을 비롯, 하이닉스, 아남반도체, 케이씨텍 등 반도체 관련주는 대부분 약세권에 머물며 상승에 제동을 걸었다.
개인은 열흘 내리 매수우위에 나서 79억원을 순매수하며 상승을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외국인은 201억원 순매도로 맞섰다. 기관은 매수와 매도를 오가며 15억원 매도우위를 나타냈다.
한경닷컴 유용석기자 ja-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