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엔 환율이 124엔대로 올라서는 강세를 반영, 환율이 이틀 내리 상승세를 보였다. 외국인 직접투자(FDI)자금 등 물량부담이 시장을 짓눌렀지만 엔화 약세를 이길 수 없었던 것. 2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0.90원 오른 1,303.80원으로 한 주를 마쳤다. 장중 잠시 전날 마감가 대비 하락세를 보이기도 했지만 주로 1,303원선을 주 무대로 보합권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흐름을 보였다. 물량부담으로 인해 달러매도초과(숏)상태를 유지하던 거래자들이 포지션 정리를 위해 달러되사기(숏커버)에 나섰던 것이 장 후반 환율이 오름세를 유지하도록 도왔다. 이번 주 환율은 '전강후약'의 장세가 뚜렷했다. 개장초 밤새 달러/엔과 역외선물환(NDF)시장 환율의 움직임을 반영한 개장가가 곧 그날 고점이 됐다. 19일 하루를 제외하고는 이같은 양상이 뚜렷했다. 하이닉스 반도체, 두산의 OB맥주 지분 매각 등 FDI자금의 유입에 따른 물량부담이 장중 오름폭을 축소시킨 것. 엔화 약세가 현재진행형인 상황에서 다음 주 환율은 물량공급 부담을 이기고 강보합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 월말 네고장세에 본격 돌입하지만 영향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시장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다음 주 달러/엔은 125엔 이상을 향해 나갈 것으로 보여 원화 환율의 추가 상승을 유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그러나 공급우위 장세가 유지돼 상승탄력은 크지 못할 것"이라며 다음 주 거래범위를 1,297∼1,315원으로 전망했다. 다른 은행의 딜러는 "하이닉스 물량이 남아있는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지만 대부분 소화돼 FDI에 대한 부담감은 줄어든 상황"이라며 "수출이 좋지 않아 네고장세임에도 활발하게 출회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현재 10.5 아래로 내려가 있는 원/엔 비율이 변수로 조정가능성을 엿볼 것으로 보인다"고 뒤이었다. ◆ 엔화 약세 주춤 = 21일 뉴욕 외환시장에서 124.64엔에 마감한 달러/엔 환율은 이날 도쿄 외환시장에서 상승세를 잇지 못하고 조정을 받았다. 지난주 121엔대에서 124엔대까지 가파르게 상승한 것이 부담이 됐다. 달러/엔은 뉴욕장에서 지출 삭감과 은행 부실 채권 정리를 위한 일본 정부 정책이 경제를 침체에 빠뜨릴 수 있다는 우려와 일본 정부가 연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종전 1.7%에서 제로 수준으로 하향전망함에 따라 상승세가 이어졌다. 도쿄장 초반에도 4월16일 이후 최고치인 124.74엔까지 다다랐지만 차익실현매물에 밀렸다. 또 시오카와 일본 재무상은 이날 "환율변동이 심하면 조치에 나서겠다"고 재차 강조, 엔화 약세를 수수방관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해 엔화 약세의 진전을 막았다. 일본 외환당국이 엔화를 '120∼125엔'사이에 묶으려는 입장을 거듭 확인한 것. 현 상황을 고려했을 때 다음 주 달러/엔의 추가 상승은 충분히 가능할 것이란 견해가 우세하며 다음 타겟은 126.80엔이다. 그러나 엔화 환율 상승만큼 원화 환율이 따르지 않아 원/엔 비율은 10.5 아래로 떨어진 상태. 다음 주 조정가능성이 예상되는 시점이다. 업체는 1,306원선에서부터 꾸준히 네고물량을 내놓았으며 반기결산을 위해 정유사를 중심으로 저점이 낮춰질 때마다 결제수요가 유입돼 하락을 막아섰다. 역외세력은 매도쪽에도 관심을 기울이며 대체로 혼조세를 보였다. 하이닉스 물량은 전날에 이어 어느 정도 마무리된 것으로 보여 다음 주 FDI의 힘은 위력을 발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환율은 밤새 역외선물환(NDF)시장 환율이 124엔대 중반까지 오른 엔화 약세를 타고 1,308.50원까지 상승한 것에 자극받아 전날보다 5.10원 높은 1,308원에 출발했다. 다음 거래에서 1,305원으로 밀린 환율은 한동안 1,305∼1,306원 범위에서 등락하다가 오름폭을 줄이며 1,303.50원까지 내려서 이선 주위를 맴돌다가 오전 저점과 같은 수준에서 마무리됐다. 오전 마감가보다 0.20원 오른 1,303.70원에 거래를 재개한 환율은 한동안 1,301.10원까지 저점을 낮추고 추가하락이 저지된 환율은 1,304.40원까지 되오른 뒤 1,303원선에서 횡보했다. 이후 달러/엔의 추가하락으로 오후 3시 13분경 전날 마감가대비 하락세로 전환, 1,302.40원까지 저점을 확대했으나 달러되사기 등이 환율을 되올렸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엿새만에 순매수로 돌아섰다. 외국인은 이날 장 마감때만 해도 거래소에서 211억원의 매도우위였으나 시간외거래에서 한솔제지로부터 SK텔레콤 주식을 29만주 매수하면서 418억원의 매수우위가 됐다. 코스닥시장에서는 58억원을 순매수했다. 지난 20일 외국인 순매도분 1,205억원이 역송금 수요로 나와 업체 네고물량 등과 맞부닥치면서 하락 제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장중 고점은 개장가인 1,308원, 저점은 1,302.40원으로 하루 등락폭은 5.60원이었다. 이날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26억3,12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9억7,990만달러를 기록했다. 스왑은 각각 3억1,620만달러, 2억3,720달러가 거래됐다. 23일 기준환율은 1,304.20원으로 고시된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