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가 뭐길래...잇단 '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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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가 뭐길래" 북한 상선이 영해를 침범하던 날 군수뇌부가 모두 골프를 친 사실이 밝혀지면서 "골프"로 구설수에 오르거나 관직을 박탈당한 인사들이 화제가 되고 있다.
"국민의 정부"들어서는 올 현충일날 골프를 친 고위 공직자 및 정부산하단체 간부 40여명이 사정당국에 적발돼 곤욕을 치룬게 대표적 사건이다.
사정당국은 그날 수도권 일대 골프장을 대상으로 특별 감찰활동을 벌여 그 결과를 관계부처에 통보했다.
지난 6월2일 군수뇌부가 북한상선이 영해를 침범한 사실을 알고도 계속 운동을 한지 불과 4일 이후인 점을 감안할때 상당수가 인사상 불이익을 감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자민련 김종필 명예총재도 지난달 초 민주당 수뇌부와 '거액금품'이 걸린 골프를 했다는 구설수에 휘말려 며칠간 서울 신당동 자택에서 두문불출했다.
김 명예총제는 언론이 연일 호화골프 문제를 제기하자 "언론의 질책이 일주일 가겠어요,한달 가겠어요.
그냥둬요"라며 신경을 쓰지 않는 듯했으나,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했다.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의 경우 지난해 김 명예총재와 골프장에서 만난 후 자민련 교섭단체와 관련된 '밀약설'에 휘말려 상당기간 이를 해명하느라 진땀을 뺏다.
지난 정권에서는 전계휴 당시 보건복지부 차관이 97년8월 '공직사회 골프금지령'속에서 이해원 전 보건복지부 장관 등과 골프를 했다가 낙마했다.
휴일이지만 '공직자는 골프를 안하는 것이 좋겠다'는 김영삼 당시 대통령의 지시를 어긴 것이다.
또 96년9월에는 정동수 전 강원경찰청장이 휴일도 아닌 평일날 전두환 전 대통령과 라운드를 했다가 '괘씸죄'에 걸려 전격 좌천됐다.
외국에서도 골프로 인해 구설수를 겪는 경우를 흔히 볼수 있다.
'골프광'으로 알려진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은 중동지역에서 전운이 감돌던 시점에 여름 휴양지에서 골프를 쳤다가 미국 여론의 호된 질책을 받았다.
지지도가 1% 가량 떨어졌음은 물론이다.
지난 2월에는 일본 외무성 관리가 공금을 빼돌려 골프장 회원권을 샀다가 철창 신세를 졌다.
일본 국민들은 공금을 횡령한 것 이상으로 골프 회원권을 산 점에 보다 강한 분노를 표시했다.
때문에 특히 공직자 사회에서는 '골프 경계령'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부득이 운동을 해야하는 인사들은 골프장 도착 즉시 자신의 신용카드로 그린피를 계산하거나 사전에 직속 상관과 주위 사람들에게 이 사실을 구체적으로 공지하는 등 구설수를 피하기 위한 다양한 방책을 마련하고 있다.
그러나 한 고위 공직자는 "정신나간 사람이 아니면 요즘 같은때 누가 골프를 하겠느냐"며 골프중단을 선언하는 게 유일한 방책임을 강조했다.
김영근 기자 yg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