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國증시] 실적악화 발표 낙관.비관 '팽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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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세론(황소)와 약세론(곰)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26일과 27일(현지시간) 이틀동안 열리는 연방준비제도위원회(FRB)의 공개시장위원회에서 금리를 내리면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강세론과 금리인하재료가 이미 시장에 반영됐다는 약세론이 대립하고 있다.
또 기업들의 수익악화가 주가상승을 막고 있다는 약세론과 이미 그에 대한 면역성이 생겼다는 강세론도 팽팽한 형국이다.
황소와 곰의 팽팽한 싸움은 지난주 주가움직임에서 잘 나타난다.
상승하락을 반복한 끝에 다우지수가 약보합세(0.2% 하락)를, 나스닥지수(0.3% 상승)와 S&P500지수(0.9% 상승)는 강보합세를 보였다.
그러나 주후반으로 가면서 약세론이 힘을 얻었다.
균형을 깬 것은 제약주식들.
백악관의 뉴저지출장소라는 별명을 갖고 있을 정도로 현정부와 우호적인 관계인 미국 2대제약회사 머크가 지난 22일(금요일) 2분기 수익은 물론 연간수익도 목표치에 도달하기 힘들 것이라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머크는 이날 하루에만 9% 떨어진 주당 67.80달러로 주저앉으며 제약주식들의 동반하락을 가져왔다.
최대 제약회사인 파이자가 4.6% 하락한 42.79달러, 파마시아가 5.3% 떨어진 48.79달러, 쉐링플라우가 6.5% 내린 37.90를 기록했다.
제약주의 붕괴는 시사하는 것이 크다.
모건스탠리딘위터의 수석전략가인 바이론 윈은 "제약주는 그동안 기술주 하락을 피할 수 있는 유일한 은신처역할을 해줬다"며 "이제 투자자들이 마음놓고 돈을 묻어둘 안전지대가 없어진 셈"이라고 말한다.
제약주와 함께 월가의 안전판 구실을 하던 쉐브론 BP등 석유주식들도 유가하락으로 함께 침몰중이다.
기업들의 잇따른 악화된 수익발표도 악재다.
기업수익 연구기관인 톰슨파이낸셜퍼스트콜은 지난 주말까지 분기예상수익을 발표한 8백62개 업체중 66%가 예상치를 밑돌았다고 밝혔다.
작년에는 이 비율이 53%였다.
이때문에 머니매니저들은 "불확실성의 바다에서 수영할때는 현금보유를 늘리고 조심하는게 최고"라고 말한다.
그렇다고 강세론이 아주 꺾인 것은 아니다.
기업수익이 악화되고 있지만 그에 대한 면역성도 점점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수익예상발표가 처음 나올때는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컸지만 발표가 계속되면서 효과가 덜해진다는 지적이다.
최근 기술주하락의 기폭제가 되었던 노텔네트워크와 JDS유니페이스가 지난 금요일 한 신용평가기관의 등급상향조치로 각각 4%와 8% 올랐고 반도체주식인 마이크론테크놀로지는 손실확대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오르기도 했다.
최근들어 연중 최고치를 기록하는 종목이 연중 최저치를 기록하는 것보다 세배정도 많다는 점도 이같은 낙관론을 반영해 준다.
하지만 이번주에는 뭐니뭐니해도 올들어 6번째인 FRB의 금리인하가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할 전망이다.
0.25%포인트와 0.5%포인트중 어느 쪽에서 결정되느냐에 따라 주가의 방향이 크게 엇갈릴 전망이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