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기업 보쉬 '코리아식 경영'..직원에 가격협상권...일정한도 접대 허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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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15일 강원도 홍천에서는 자동차 부품 및 전동공구 생산업체인 한국로버트보쉬기전의 '보쉬 한마음 전진대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디트마 케이 지이거 사장 등 임원들과 한국인 직원 대부분이 참가해 줄다리기 등 미니올림픽으로 단합을 다졌다.
전형적인 한국식 단합대회였다.
본사에서 파견된 독일 직원부터 한국인 사원에 이르기까지 전직원이 몸을 맞대고 뛰고 굴렀다.
철저한 개인주의적 사고방식을 갖고 있는 독일계 기업에서는 흔치 않은 일이다.
이같은 보쉬의 사내문화는 독일기업의 장점과 한국적 특성을 결합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다시말해 한국적 정서와 문화적 토양위에 보쉬의 기술을 접목시켜 나가겠다는 의지다.
보쉬의 '한국화' 전략은 이 회사가 지난해 내놓은 경영혁신 대책인 '비퀵(BeQIK)'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
비퀵은 품질(Quality), 혁신(Innovation), 고객지향(Customer Orientation, 독일어로는 K로 시작)을 강조한 것으로 한국적 상황을 적용한 보쉬의 경영좌표이다.
비퀵 활동의 일환으로 보쉬는 우선 한국고객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기술 및 비즈니스 용어에서 한국어 사용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한국어버전의 웹사이트를 만든데 이어 영어로만 작성하던 각종 기술자료서, 검사기준서, 제품설명서 등을 한국어로 바꿨다.
뿐만 아니라 회사 자료 등의 한글 표기 작업도 진행중이다.
비즈니스 행태에서도 '한국적인' 문화를 이해하고 수용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철저한 정찰제를 실시하고 있는 본사와는 달리 일부 품목에 한해 실무자에게 가격협상 권한을 주고 있다.
접대를 철저히 금지하고 있는 외국계 기업과 달리 일정 금액 한도내에서 접대와 기념품 제공 등을 인정하기도 한다.
원칙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범위내에서 한국적인 비즈니스 관행을 수용하겠다는 태도다.
보쉬는 지난해 매출액 기준 세계 2위에 오른 자동차부품 업체로 지난 85년 서울사무소를 개설했으며 국내에는 2천5백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ABS와 가솔린 및 디젤엔진에 들어가는 연료직접분사시스템 등이 주요 생산품이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