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의 폭설과 유례 없는 가뭄에 허덕이다 보니 벌써 한 해가 허리춤을 지나고 있다. 장마라도 수월하게 넘겨야 할텐데 상습 피해지역의 수해방지시설 보수공사가 제대로 마무리되지 않았다니 걱정이다. 이번 주에는 정부가 발표하는 몇 가지 경제지표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29일에는 6월중 물가동향과 5월중 산업활동동향이 동시에 발표된다. 7월1일에는 6월중 수출입동향이 나온다. 이들 지표는 29일 경제정책조정회의에서 논의될 하반기 경제운용계획에 중요한 변수가 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6월 물가동향은 가뭄이 소비자물가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가 관심이다. 정부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우려했던 것만큼 높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으나 이미 농산물 가격이 워낙 높게 뛰어버린 터여서 지난달의 안정세를 이어가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 5월중 산업활동동향은 수출과 수입 부진의 여파가 실물경기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가 관심이다. 수출 출하의 부진,설비투자의 감소와 더불어 내수소비가 불투명해 경기가 아직 바닥을 벗어나지는 못했을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물가와 산업활동 동향은 다음 주 있을 금융통화위원회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지표다. 결과에 따라 콜금리 인하 논쟁이 다시 불붙을 전망이다. 수출입동향은 여전히 좋지 않다. 지난 20일까지 수출은 70억6천1백만달러,수입은 77억7천3백만달러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12.6%와 11.7%가 감소한 것이다. 더욱이 수출입 감소세가 지속되면서 무역수지도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대우자동차 현대석유화학 현대건설 등에 걸려 있는 문제는 이번 주 하나하나 풀려나갈 것으로 보인다. 우선 대우자동차 매각협상은 이번 주말께 양해각서(MOU)를 교환하는 수준까지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이근영 금감위장은 지난 22일 국회답변을 통해 "제너럴모터스(GM)와의 협상은 진행중이며 지난 1차 협상에서 대략적인 의견교환이 끝난 상태"라고 밝혔다. 현대유화는 25일까지 현대중공업 등 대주주들이 완전감자에 대한 동의 의사를 밝혀오면 10개 채권금융기관이 모여 정상화방안을 논의하게 된다. 일단 1천억원의 협조융자 만기가 임박한 만큼 이 부분에 대한 합의를 도출하고 출자전환과 신규자금 지원에 대한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에 대한 지원도 마무리된다. 채권단은 27일까지 1조4천억원의 출자전환과 7천5백억원의 유상증자를 마칠 예정이다. 7천5백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도 27일 청약을 거쳐 29일 납입 완료된다. 울산지역의 파업이 걱정이다. 우선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 노조가 민주노총의 연대파업에 가세할 움직임이다. 현대차 노조는 이번주 파업찬반투표를 실시해 가결되면 연대파업에 본격 참여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중공업 노조도 지난 주말 임금협상 결렬을 선언하고 파업에 들어가는 절차를 밟고 있다. 민주노총 안에서 최대 조직과 폭발력을 가진 이들 노조가 파업에 동참한다면 효성사태로 시작된 울산지역의 올해 노사분규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을 것으로 우려된다. 김정호 기자 jh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