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코너] 중국의 귀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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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베이징(北京)교외에 수런(樹人)이란 사립 중·고등학교가 있다.
금요일 오후 이 학교정문은 어디선가 몰려든 자동차로 북새통을 이룬다.
자녀들을 데리러온 차량들이다. 그 차종이 심상치 않다.벤츠 도요타 GM 등 중국서 쉽게 볼 수 없는 고급차량 일색이다. 학생들이 대단한 부잣집 자녀라는 걸 금방 알 수 있다.
이 학교 고등과정의 학비는 학기당 약 3만위안(1위안=약 1백60원).고급 샐러리맨이 1년을 꼬박 저금해도 모으기 어려운 액수다.일반 고등학교 학비가 8백위안에 불과하다는 것을 감안하면 어마어마한 금액이다.
그럼에도 이 학교에 들어오려는 학생들이 줄을 섰다.
수런학교는 중국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민반(民辦·사립)학교의 전형이다.
일각에서는 특수 귀족층 자녀들만이 다닐 수 있는 학교라고 해서 이를 '귀족학교(貴族學校)'라고도 부른다.
중국 전역에 약 1천2백여개가 운영되고 있다.
부자들이 많은 광둥(廣東)성에 특히 많다.
학생들은 주로 성공한 기업가 및 당 고위 간부 자녀들이다.
귀족학교의 확산 이유를 쫓다 보면 이 학교에 중국 사회현상이 그대로 반영되고 있음을 알수 있다.귀족학교가 처음 등장한것은 지난92년.급속한 경제성장으로 부자들이 탄생하던 시기였다.착실하게 벌기보다는 혼란기를 틈타 떼돈을 번 '졸부'가 대부분이었다.
그들은 자녀 일이라면 돈을 아끼지 않는다.
일부 당 고위 간부들은 자녀를 남들과는 다르게 키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중국을 경영하고 있다는 특권의식 때문이다.
부정부패를 통해 돈을 손에 쥔 고급관리 자녀들도 귀족학교를 찾는다.
여기에 지나친 중국인의 자식사랑이 '귀족학교 사업'을 활황으로 이끌고 있다.아이들은 '1자녀 갖기 정책'으로 가정에서 소황제(小皇帝) 대우를 받으며 자라고 있다.이런 환경에서 자란 어린이들은 나 밖에 모르는 이기주의 성향을 보인다고 사회학자들은 우려하고 있다.
중국의 가장 큰 사회문제를 꼽으라면 빈부격차와 부정부패,극단적 이기주의 등이 반드시 꼽힌다.
중국 귀족학교 뒤뜰에서 이같은 중국 사회문제를 발견하게 된다.
베이징=한우덕 특파원 wood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