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최고수준의 연봉을 자랑하며 인재확보 경쟁에 불을 붙였던 로펌이 이제 정반대 방향으로 치닫고 있다. 인터넷붐을 타고 파티를 벌였던 실리콘밸리 로펌 등이 이제 닷컴침체와 함께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선 것. 캘리포니아 소재 로펌인 건더슨은 이제 더 이상 변호사에게 보너스를 주지 않는다. 실리콘밸리기업들의 감원소식에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건더슨은 첫해 연봉으로 평균보다 30% 이상 높은 12만5천달러의 기본급과 연간 2만달러의 보너스를 지급하는 파격적인 대우로 관심을 끌어던 회사였다. 로펌의 불황은 닷컴 붕괴와 함께 주식시장이 침체되면서 기업공개(IPO)나 벤처캐피털 투자건 등 일거리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는 침체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한때 잘 나가던" 정보기술(IT)업체 주식을 대량보유한 점, "산산이 깨진" 인터넷업체 고객이 늘어난 것도 로펌수난의 원인이다. 상황이 악화되자 일부 로펌은 변호사의 수를 줄여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샌프란시코의 IT업체 전문 로펌인 브로벡은 올해만 20명의 변호사를 감원했다. 이 회사는 유휴인력을 지식관리시스템 구축사업 등에 활용하는 방안도 강구하고 있다. 모리슨&포에스터는 올해 실적에 기반한 구조조정을 고려하고 있다. 하지만 로펌들은 서로 눈치를 보며 본격적인 구조조정을 주저하고 있다. 감원으로 악명을 떨칠 경우 이미지가 훼손되고 경기호전으로 정작 충원이 필요할 때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