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작 영화들이 휴가 시즌인 7월을 앞두고 비디오로 대거 출시돼 `안방 피서객'을 찾을 채비를 갖췄다. 할리우드 대작에서부터 액션, 애니메이션 등 갖가지 장르를 망라하지만, 올 여름 극장가와 마찬가지로 무더위를 단박에 날려버릴 만한 공포 영화는 별로 없어 공포물 붐이 일었던 지난 해와 대조를 이룬다. 우선 대자연에 맞서는 인간의 필사적인 사투를 담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버티칼 리미트」와 「캐스트 어웨이」 두 편이 눈에 띈다. 올 초 개봉돼 전국 200만 관객을 동원했던 콜럼비아의「버티칼…」은 히말라야의 제2봉인 `K2' 정복에 나선 산악인과 이를 거부하는 히말리야간의 사투를 장대한 화면에 담아낸 영화. 어마어마한 눈사태 등 스펙터클한 영상과 끊임없이 스크린을압도하는 액션이 압권. 「포레스트 검프」의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과 할리우드 최고스타 톰 행크스가호흡을 맞춘「캐스트…」는 현대판 `로빈슨 크루소'의 모험이라 할 만하다. 항공택배 업체 직원이 비행기 추락 사고로 무인도에 표류하게 되면서 태초의 인간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 필사적인 탈출을 시도한다는 내용으로, 143분에 달하는 러닝타임의 3분의 2 가량을 혼자서 끌어가는 톰 행크스의 명연기가 돋보인다. 「식스센스」를 연출한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의「언브레이커블」도 기대작으로꼽힌다. 대형 열차 사고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생존자가 `유리'처럼 작은 충격에도 쉽게 다치는 사람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초자연적인 현상을 다뤘다. 전작에 버금가는 반전이 기다리고 있으나「식스센스」보다는 충격요법이 덜하다는 평을 받기도 했다. 공포물로는 케이트 블란쳇과 키아누리브스 주연의「기프트」와 온갖 공포 영화의 명장면을 패러디한 코믹물 「나는 네가 지난 13일에 한 일을 알고 있다」두 편이선보인다. 여름 방학을 맞은 어린이들을 위한 애니메이션도 다양하다. 성경 속 다윗 왕의이야기를 현대적 감각을 살려 각색한 국산 에니메이션「더 킹」을 비롯, 클레이애니메이션「치킨 런」,「쿠스코? 쿠스코!」등이 출시 목록에 올랐으며, 실사와 애니메이션을 결합한 일본 오시이 마모루 감독의「아바론」도 마니아들을 기다리고 있다. 이밖에 여성들을 위한 로맨틱 코미디인 애슐리 쥬드 주연의「썸원라이크유」와홍콩 영화「소살리토」, 성인들을 위한「썸머타임」「로리타」「우먼오브나이트」등 에로물도 준비돼 있다. (서울=연합뉴스) 조재영기자 fusionj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