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303원 마감, 변동폭 1.80원 올 최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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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이 엔 약세와 물량 공급 기대감이 팽팽한 줄다리기를 벌인 끝에 하락세로 마감했다.
원화와 엔화 모두 움직임을 거의 거둔 채 이번 주 환율 방향 판단의 근거를 제공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될 때까지 기다려보자는 인식이 강했다.
2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지난 금요일보다 0.80원 내린 1,303원에 마감했다.
지난 주 1,300원에 안착된 균열은 이날 다시 봉합됐다. 지리멸렬한 움직임을 보인 환율의 보폭도 올 들어 가장 좁은 수준을 기록했다.
장중 환율은 1,302∼1,303.80원 범위에서만 움직여 하루 등락폭이 불과 1.80원에 그쳤다. 올들어 가장 변동폭이 적었던 지난 14일의 1.90원보다 적은데다 지난해 11월 14일 1.20원이후 가장 좁은 진폭이다. 중립적으로 작용했던 시장 주변 여건의 상황을 그대로 반영한 결과.
거래량도 크게 줄어 현물환이 23억1,340만달러에 그쳐 지난 15일이후 처음으로 20억달러 수준으로 복귀했다. 올 들어 지난 14일(20억2,100만달러)이후 두 번째로 적은 수준.
외국인 직접투자(FDI)자금 공급은 거의 이뤄지지 않았으며 네고 장세도 펼쳐지지 않았던 탓에 공급 물량은 많지 않았다.
이같은 움직임은 오는 27일로 예정된 미국의 금리인하 발표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월말 네고물량이나 반기 결제수요도 엔화의 동향에 따라 움직임이 드러날 전망이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달러/엔이 거의 움직이지 않자 달러/원도 이에 따른 것 외에 요인을 찾아보기 힘들었다"며 "밤새 뉴욕장에서 달러/엔은 위로 움직일만한 모멘텀은 없고 아래쪽으로도 제한돼 있어 급등락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이어 "달러/엔이 마인드는 위로 향해 있으나 방향탐색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며 "내일 거래범위도 오늘과 별반 다를 바 없이 1,300∼1,305원으로 잡고 있다"고 덧붙였다.
◆ 엔화와 수급간의 지루한 줄다리기 = 엔화 약세와 공급 물량이 맞설 것으로 예상됐으나 세력은 어느 한쪽으로 기울어짐이 없었다. 달러/엔은 조정과정을 거닐었고 월말 네고나 FDI자금의 공급은 실제 많이 이뤄지지 못했다.
창과 방패의 싸움은 무승부를 이룬 셈.
달러/엔은 124.10∼124.40엔에서 흐름을 이었다. 지난주 말 뉴욕 외환시장에서 오름세가 유지된 채 124.46엔에 마감했던 달러/엔은 이날 소폭 내려섰다.
도쿄 의회선거에서 자민당이 예상외의 압승을 거둬 고이즈미 총리의 개혁 추진에 힘이 실릴 것이란 견해가 퍼지면서 엔은 강세를 보이는 듯 했으나 미·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일본이 추가적인 금융완화 조치를 통해 경기부양에 나설 것이란 예상이 엔화 강세를 제한했다.
이번 주 예정된 미 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인하 결정, 일본은행의 정책위원회, 미·일 정상회담 등을 앞두고 큰 폭의 움직임은 제한될 것이란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원-엔 비율이 1,040원까지 떨어져 무역업체들의 불만이 고조됐던 것도 달러/엔이 하락해도달러/원이 그만큼 따르지 못하게끔 했다. 엔화 강세 속도보다 처진 셈. 원/100엔 환율은 지난 5일 1,079.45원을 최고로 하락 추세를 이어 이날 1,040원대에 머물러 지난해 11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도 시장거래자들에게 부담이 되고 있다.
수급 역시 뚜렷하게 드러난 것이 없었다. 기대했던 하이닉스, LG의 FDI자금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고 월말을 맞은 네고물량도 출회가 자제됐다.
정유사 등을 중심으로 한 결제수요가 1,302원선에선 버텨 1,303원대에 기댄 네고물량과 힘겨루기를 펼쳤다.
역외세력은 홍콩이 휴일인 관계로 참여가 활발하지 않은 가운데 달러/엔이 정체되자 관망세가 짙었다.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환율은 지난 금요일보다 0.80원 낮은 1,303원에 출발했다. 지난주 말 역외선물환(NDF)시장 환율이 1,305/1,307원에서 거래가 이뤄지지 않아 개장가에 반영될 만한 요인이 없다시피 했다.
개장 직후 이날 저점인 1,302원까지 내려섰던 환율은 낙폭을 줄여 지난주 마감가 수준까지 다다른 뒤 이내 되밀려 개장가 바로 아래의 좁은 범위에서 등락하다가 1,302.90원에 오전 거래를 마쳤다.
환율은 오전 마감가보다 0.30원 낮은 1,302.60원에 거래를 재개, 달러/엔 움직임을 반영해 힘들게 레벨을 올려 1,303.30원까지 올랐다.
그러나 달러/엔의 상승이 힘들어지자 1,302.50원까지 내려섰다가 되올라 1,303원을 축으로 소폭 등락했다.
지난 금요일 닷새간의 주식순매도 기조를 탈피한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이틀 내리 순매수를 이어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209억원, 74억원의 매수우위를 기록했다. 환율에 영향을 미치지 못했으며 지난주 후반 주식순매도분 1억달러 가량이 역송금 수요로 이날 등장, 하락을 억제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장중 고점은 1,303.80원, 저점은 1,302원으로 하루 등락폭은 불과 1.80원에 그쳤다.
이날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14억1,03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9억310만달러를 기록했다. 스왑은 각각 4억6,670만달러, 3억7,000달러가 거래됐다. 26일 기준환율은 1,302.90원으로 고시된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