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의 셰익스피어'로 불리는 극작가 페드로 칼데론 바르카(1600~1681)의 대표작이 국내 무대에 오른다. 다음달 6일부터 17일까지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공연될 '인생은 꿈'. 칼데론은 17세기 스페인의 황금시대를 이끌며 중세 유럽문학의 대표로 군림했던 문호. 독일의 괴테는 그를 두고 '셰익스피어가 포도송이라면 칼데론은 포도즙이다'라고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 '인생의 꿈'은 피튀기는 권력쟁탈전을 소재로 인생의 무상함을 갈파한 수작이다. 주인공은 아들이 폭군이 되리라는 예언때문에 그를 탑에 가둬버린 왕 바실리오,자신이 왕자인 사실을 모른채 시종의 감시를 받으며 자라는 왕자 지그문트. 이들을 축으로 꿈과 현실,진실과 거짓이 복잡하게 얽혀간다. 본능과 이성 사이에서 갈등하고 대립하는 인물들은 삶과 인간의 자유의지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을 던진다. 4백년전 작품이지만 '거장'의 작품답게 시대를 초월하는 깊은 울림이 있다. 인간들의 삶은 예나 지금이나 여전히 덧없고, 그 덧없는 인생을 어떻게 살 것이냐 또한 여전히 유효한 화두이기 때문이다. 박웅 권성덕 등 관록연기를 자랑하는 중견배우들과 송영근 김광덕 등 신진 연기자들이 출연한다. 스탭도 화려하다. '날 보러와요' '북어대가리' 등으로 이름을 날린 김광림(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원장)이 연출을 맡았고 베니스 비엔날레 수상작가인 전수천이 전위적인 무대를 꾸민다. 월∼목요일 오후 7시30분,금∼일요일 3시30분·7시30분.(7월17일 3시30분,9일 쉼) 1588-7890,(02)780-6400 김혜수 기자 dear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