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역 인근에 위치한 퓨전 스타일의 삼겹살 구이점인 젠(ZEN)을 공동 운영하는 주선욱(39) 사장은 요즘 신바람이 난다. 집이 서울 상계동이어서 오전 11시쯤 출근해 하루종일 일을 마치고 집에 도착하면 새벽 한시가 넘는 강행군이지만 힘든 줄을 모른다. 불투명한 샐러리맨 생활을 접고 연초 사업을 하기로 결정을 내릴 때만 해도 두려움이 앞섰으나 지금 생각하면 잘 했다는 생각에 마음이 가벼워지곤 한다. 주 사장은 국내 최정상을 달렸던 M백화점의 판촉전략실 출신으로 뛰어난 아이디어로 업계에서 주목을 받았었다. 지금도 백화점가에서 고객몰이 전략으로 인기를 끄는 주부 백일장 어린이 미술대회는 주 사장과 동업자인 김흥동 사장의 작품이다. 마케팅에 일가견이 있는 두 사람이 힘을 합쳐 창업한 곳이 바로 "부평ZEN"이다. 인천 부평구 롯데백화점 앞에 위치한 이곳에 들어서면 삽겹살 집이 아니라 젊은이들이 찾는 카페 같은 느낌을 받게 된다. 분위기도 그렇지만 메뉴도 다른 삼겹살 집과는 많이 다르다. 화이트 와인에 24시간 숙성시킨 통삽겹살을 대나무통에 담아 내놓기 때문에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돈다. 먹는 방법도 독특하다. 테이블에 도마를 올려놓고 손님이 직접 고기를 썰어 먹는 방법이 재미있다. 소스는 된장이나 쌈장 대신 서양식 양념을 이용한다. 고기를 먹고 난 후 테이블에서 직접 끓여먹는 김치 칼국수는 젊은이로부터 인기라는게 주 사장의 설명. 2천원만 더 내면 단호박 고구마 감자 등으로 구워주는 야채구이도 별미다. "신세대를 잡으려면 삼겹살 집의 개념도 달라져야 합니다" 주 사장은 대학생들과 30대 남녀 직장인을 타깃으로 하기 때문에 기존 삼겹살 집과 차별화를 시도했다고 말했다. 부평젠은 문을 연지 3개월 남짓 지났지만 입소문이 나면서 외식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두 창업자는 음식점을 열기 위해 잘 나가던 직장을 그만두고 두달 동안 식당에서 허드렛일을 하면서 주방일과 서비스를 배웠다. 이들은 고객 서비스를 최우선으로 했던 백화점 판촉실 출신답게 맛과 친절로 부평지역에서 최고의 삼겹살 집을 만들겠다는 굳은 각오를 하고 있다. 투자비로는 임대료를 포함해 2억5천만원 가량이 들어갔다. 현재 월 3천만원 가량의 매출을 올리고 있고 순이익은 8백만원선. 지역상권에서 소문이 나고 있어 매출이 빠르게 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영업시간은 오전 11시부터 밤 12시까지 연중 무휴로 영업을 하고 있다. "일단 시작한 음식점에서 "최고"라는 평가를 받은 뒤 사업을 키워 전국적인 대형 패스트푸드점으로 성공을 거두고 싶다"는게 두 사람의 희망이다. 그는 "어차피 샐러리맨 생활에서 탈출하려고 결심을 했다면 하루라도 빨리 행동에 옮기는게 좋다"고 덧붙였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