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9일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인공지능(AI)'이란 영화가 개봉된다.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장착한 인간같은 로봇소년에 관한 이야기다. 인공지능은 아직 스필버그의 초기 작품인 외계인을 주제로 한 'ET'보다 더 공상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미국 언론들은 이 영화의 개봉을 본격적인 인공지능시대가 열리는 신호탄으로 주목하고 있다. 실제 업계에선 인공지능시대가 성큼 다가왔음이 느껴진다. IBM AT&T 등의 첨단연구소에서는 인공지능 연구가 끝내기 단계에 들어가고 있고 온라인 증권사인 찰스스왑 등 일부 기업에서는 초보적인 수준이지만 이미 인공지능을 활용하고 있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빠르게 발달하고 있어 오는 2020년 정도에는 감정과 유연성을 가진 인공지능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란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인간과의 머리싸움(체스대결)에서 승리한 딥 불루라는 컴퓨터를 갖고 있는 IBM은 현재 사람처럼 계산할 수 있는 블루 진이라는 인공지능을 개발하고 있는데 앞으로 4년 안에는 출시가 가능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AT&T연구소는 축구로봇과 컴퓨터망을 더욱 효율적으로 움직이도록 하는 인공지능을 연구하고 있다. 피터 스톤 연구책임자는 "로봇들은 진짜 축구선수처럼 각자의 역할을 알고 있고 상황에 알맞게 대처할 수 있다"며 "2050년까지는 인간들의 프로축구팀과 맞설 수 있는 로봇팀이 등장할 것"이라고 자신한다. 찰스스왑은 고객들이 정보를 더욱 쉽게 찾을수 있도록 하기 위해 초보적인 수준이나마 실제 인공지능 기능을 활용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이 회사는 회사 웹사이트(www.schwab.com)에 타이프화된 문장을 이해하는 인공지능기능을 첨가해 사용자들이 철자법을 실수해도 이를 스스로 해결해 알맞은 정보를 찾아주고 있다. MIT대와 공동연구를 하고 있는 콜로라도주의 CDR이란 회사는 호출기만한 장비만 부착하면 그 사람이 전세계 어디에 있는지를 파악하고 또 그가 특정 규칙을 어겼을 경우 일정한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예컨대 일시 출감된 죄수들이 통제권을 벗어나거나 어린이들이 위험한 곳에 갔을때 컴퓨터가 스스로 판단해 위험정도에 따라 경고를 보내거나 아니면 경찰에 연락하는 식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중요한 e메일이 왔으면 빨리 보여주고 그렇지 않으면 나중에 보여주는 시스템을 개발중이다. 스탠퍼드대 교수 출신인 에릭 호르비치 연구담당은 "컴퓨터 화면을 통해 사용자가 바쁜지 그렇지 않은지를 파악한 컴퓨터가 e메일 확인시간을 스스로 조절하는 기능이 개발되고 있다"며 "이 기능은 조만간 컴퓨터 운용체계의 일부로 장착될 것"이라고 밝힌다. 전문가들은 "인공지능이 지난 80년 중반 한때 붐을 일으켰으나 당시에는 기술발전이 뒷받침해 주지 못했다"며 "비약적인 기술발전으로 인공지능시대는 이제 그야말로 시간문제"라고 전망하고 있다. <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