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머가 역사를 바꾼다는 말이 있다.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라도 수많은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고 전쟁을 일으키고 역사에 희·비 쌍곡선을 만드는 소문. '소문의 역사'(한스 노이바우어 지음,박동자·황승환 옮김,세종서적,1만원)는 고대 전쟁부터 인터넷 시대의 루머까지,소문으로 인한 인류 역사의 변혁과정을 재조명한 책이다. 저자는 비교문예학 교수이자 저널리스트·연극이론가로 활동중인 저술가. 그는 그리스 로마 신화와 현대의 스캔들을 '파마(명예 여론 평판 소문)'라는 라틴어로 비추면서 소문의 빛과 그림자를 파헤친다. 오늘날의 사이버 공간에서도 '수천개의 출입구'를 갖고 모든 사람들의 엿듣기 본능을 자극하는 풍문. 문학예술 작품과 1,2차 세계대전,클린턴의 섹스 스캔들까지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하는 '마법의 빛'이 얼마나 강한 전염성을 가졌는가도 일깨운다.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