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株主중시의 지배구조는..김도형 <한국무역협회 객원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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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제조업의 노동비용은 상승하고,수출입과 외국인 직접투자는 동시에 축소되고 있다.
여기에다 민간설비투자는 둔화돼 제조업의 설비연령은 높아만 간다.
일부이긴 하지만 근로자들은 파업의 소용돌이에 휘말리니,외국 라이벌기업은 쾌재를 부르고,자본수익률은 하락할 수밖에 없다.
국가간 경쟁력격차는 '설비연령의 격차'라고도 할 수 있다.
과거 레이거노믹스 때와 80년대 중반 일본은 제조업 설비연령을 경쟁국과 비교하여 역전당한다 싶으면 재빨리 법인세 감세,설비투자세액 공제한도 확대 등을 통해 실지를 회복하곤 했다.
자본계수의 전반적 상승이나,경기동향지표로서의 기계수주 부진 정도로 가볍게 인식해서는 안된다.
주요업종별 설비 노후화와 설비연령,현행 투자세액 공제제도 이용에 관한 정기 실태조사와 정책평가를 토대로 이 제도의 적용 대상과 기간을 상향조정하고,수명이 다한 각종 기금과 감면조치의 통폐합,합리화를 전제로 한 법인세율 인하조치도 해야 한다.
미국은 법인세 자체를 없애려 하고 있고,일본은 산업세제의 대대적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재정규율과 경기회복에 역점을 두어야 할 시기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글로벌경쟁력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우리의 주력업종에 요구되는 글로벌 네트워크 선택을 통한 경쟁력제고를 위해선 관리직과 장기근속자 등 핵심종업원의 장기공헌이 가능하도록 주주중심으로 기울고 있는 기업지배구조를 개혁해야 한다.
정부와 일부 시민단체는 주주주권 행사의 실효성 확보 차원에서 집단소송제와 집중투표제 도입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IMF위기 이후 주주주권적 요구가 강해진 국제자본시장에서 신용등급을 지켜 나가려면 불가피하다는 입장인 듯하다.
그러나 '시도 때도 없는 소송은 경영독재를 견제하고 기업가치를 높이기보다 종업원들의 부가가치창출 활동을 저해하고,이는 결국 주주이익에도 반할 것'이라는 주장은 일리가 있다.
문제는 최근 재계가 '동일인 계열신용한도 규제와 총액출자제한 등 과잉 중복규제 완화'라는 요구를 관철시키면서,정작 스스로의 지배구조 개혁에 관해서는 분명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는 점이다.
우리는 외국투자자들 앞에 서면 주주주권을,기업 내부에서는 상호 순환출자나 이사회의 내부화를 통한 강력한 경영자주권을 유지 강화하는 2중 잣대를 반납하지 않고 있다.
이것이 국제적 마찰과 대외신뢰를 실추시키는 주된 요인이다.
이제 자기이해와 책임 아래 장기적 공헌을 통해 현장정보를 축적,공유하고 이를 적절히 구사하여 경영자 독선을 제어할 수 있는 핵심종업원 중심의 기업조직 재편성 원칙을 내외에 천명할 때다.
이들은 스스로의 보신을 위해 탐욕스러울 만큼 '이익 우선'이었다.
최근까지도 최고경영자를 앞세워 과당경쟁,과잉투자를 계속하다 위기를 초래했다.
앞으로 경영자 임면은 물론 핵심종업원의 발언도 제도화하되,종업원주권의 독선에서 비롯되는 위기상황에 빠지지 않도록 최종적으로는 주주가 견제할 수 있도록 한다면 자본수익률을 확보 못할 이유가 없다.
위험자본 조달은 주주주권이라야 가능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주주주권을 견제하면서 자기자본이익률을 올리기 위해 부채에 의한 자금 조달을 적절히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우리 금융기관은 국민혈세를 쏟아부은 만큼 주식시장 이상으로 종업원주권의 체크기능을 수행해야 하고,그렇게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기존의 회사법 테두리 내에서도 주주이익을 저해하지 않으면서 핵심역량을 키울 수 있게 종업원주권과 이에 대한 견제장치를 갖춘 신지배구조를 마련,업종과 규모를 고려하여 적용해야 한다.
반(反)글로벌리즘을 외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서서히 일고 있는 21세기 동아시아산업문화연대를 주도하기 위한 '신 지배구조 구축운동'에 동참하려는 것이다.
우리 산업의 공동화 없는 고도화를 위해선 단기이익을 좇아 퇴출을 일삼는 글로벌주주자본,경영자독재,현장정보를 공유하지 못하는 사외이사들에게 주력업종을 더 이상 맡길 수 없기 때문이다.
dhkim@koti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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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의 내용은 한경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