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1 22:18
수정2006.04.01 22:21
인터넷 게임 사이트마다 게이머들로 북적댄다.
포털 사이트들도 수익을 올리기 위해 유료 게임을 늘리고 있다.
이같은 게임 열풍은 휴대폰으로 번지고 있다.
모바일게임을 즐기는 모티즌도 빠르게 늘고 있다.
그런데도 모바일 콘텐츠 사업자(CP)들은 한숨만 짓고 있다.
"아무리 좋은 게임을 만들어도 모바일로는 돈이 되지 않습니다.
약 1백개에 달하는 모바일게임업체중 한달에 5천만원 이상 매출을 올리는 업체는 다섯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입니다.
올해초 모바일게임 유료화가 시작됐을 때만 해도 모바일 CP들은 기대를 했죠.본격적으로 시장이 형성될 것이라고.그러나 이 기대는 "한바탕 꿈"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모바일게임업체 임원이라고 밝힌 K씨는 최근 이같은 내용을 담은 e메일을 보내왔다.
휴대폰으로 한시간만 게임을 즐겨도 7천원에 가까운 요금을 내는데 모바일게임을 만드는 업체들의 주머니는 텅 비어 있다는 얘기였다.
K씨는 며칠 뒤 심야 채팅 인터뷰에 응했다.
K씨에 따르면 문제는 과금체계에서 비롯된다.
예를 들어 휴대폰으로 게임을 30분간 이용할 경우 이용자는 약 3천5백원의 요금을 내야 한다.
그런데 이 가운데 통신이용료가 3천원을 차지하고 게임이용료는 5백원에 불과하다.
통신이용료는 모두 망사업자 몫이다.
모바일 CP는 게임이용료 5백원중 10%를 망사업자에게 주고 나머지 90%를 가져간다.
따라서 이용자는 3천5백원을 내지만 CP사업자 손에는 겨우 4백50원만 돌아간다.
또 하나의 문제는 CP가 이동통신사에 콘텐츠를 공급할 때 각기 다른 플랫폼으로 제작해야 한다는 점이다.
현재 SK텔레콤은 GVM 방식의 플랫폼을 사용하고 있고 LG텔레콤은 TVM을,KTF는 컬컴의 브루 방식을 채택하고 있어 전혀 호환이 되지 않는다.
따라서 CP들은 각각의 플랫폼에 맞게 따로따로 모바일게임을 개발해야 한다.
K씨는 "통신이용료를 대폭 낮춰 모티즌들이 부담없이 모바일게임을 즐기게 하든지 일본 NTT도코모처럼 패킷요금제를 도입해야 한다"면서 "현 상태로는 CP가 아무리 좋은 콘텐츠를 만들어도 이익을 낼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최근 많은 게임업체들이 모바일게임 개발을 포기하거나 다른 분야로 떠나고 있는 현상을 주목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정보통신부는 바로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금년초 이동통신업체들에 패킷요금제를 도입하라고 권고했다.
그러나 이동통신업체들이 과금체계를 개발해 사용하기까지는 적어도 1년 남짓 걸릴 것이라고 한다.
모바일CP들이 그때까지 버틸수 있을까.
K씨는 이렇게 반문했다.
ked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