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제철이 '모든 제품의 철강소재화'를 기치로 신수요 창출활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세계 철강업체중 가장 뛰어난 원가경쟁력을 자랑하는 포철이지만 건설, 가전,자동차 등 철강 수요산업이 시장포화상태에 빠지면 난감한 노릇. 포철은 이에 따라 콘크리트, 알루미늄, 플라스틱, 목재 등 철과 경합하는 소재들을 최대한 밀어내고 이들의 시장을 빼앗아 새로운 철강 수요을 만든다는 전략을 펴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포철은 올들어 판매부문 산하의 수요개발실을 기존 5개팀에서 6개팀으로 늘리고 인원을 대폭 보강, 신수요 창출활동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신수요 창출중 포철이 가장 큰 기대를 거는 분야는 자동차, 가전과 더불어 3대 철강 수요분야인 건설. 이가운데 건물의 뼈대를 전부 철강소재로 만드는 철구조건물은 내구성이 뛰어나고 화재시 안전해 기존의 철근콘크리트건물을 제치고 서울시내 오피스빌딩의 대세로자리잡았다. 포스코센터, ASEM빌딩, 종로 국세청 빌딩과 함께 최근 미국 론스타사에 매각된 역삼동 I-타워 빌딩이 대표적인 철구조건물. 포철은 이 여세를 몰아 학교, 우체국, 보건소, 군막사 등 공공건물뿐만 아니라 아파트와 빌라에도 스틸하우스를 보급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현재 도곡동 타워팰리스, 분당 하이페리온 등 고급아파트 1만7천가구가 철골복합구조건물로 건축되고 있으며 스틸빌라는 2005년까지 연간 2천500가구의 수요가 생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포철은 이밖에 교량, 고속도로 분리대, 터널 등에 철강 소재의 사용을 확대해 올해 건축.토목 부문에서 96만t의 철강 신수요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건축과 함께 스틸캔은 포철의 신수요 창출 전략이 성공한 대표적인 케이스. 연간 38억개에 이르는 국내 음료수캔 시장에서는 90년대초까지 스틸캔을 찾기힘들었으나 포철의 집요한 시장공략으로 지금은 스틸캔이 35억개, 92%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포철은 이에 만족하지 않고 연간 6억개, 700억원에 이르는 맥주캔 시장에 지난 99년 도전장을 던져 99년 50만개, 지난해 150만개, 올해 예상 3천만개의 무서운 성장속도를 보이고 있다. 포철 관계자는 "불황에 대처하는 방법으로 철강업체들이 고려하는 1차적인 방법은 가격인하와 감산이지만 신수요 창출은 보다 적극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불황 대응전략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안승섭기자 ss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