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투데이] 인플레보다 경기침체가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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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e Economist 본사 독점전재 ]
세계경제가 위험스러울 정도로 취약해 보이기 시작했다.
미국 경제는 2·4분기에 제로성장으로 추락한 것으로 추정되고 일본은 또다시 침체에 빠진 것이 거의 확실하다.
유로존의 경우 성장세는 지속되고 있으나 그 속도가 예상보다 훨씬 둔화되고 있다.
지난 20여년간은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지면 일본이나 서유럽 경제가 살아나 이를 상쇄하곤 했다.
세계경제를 이끄는 3대 경제권이 한꺼번에 모두 하강국면에 빠진 것은 매우 걱정스러운 일이다.
설상가상으로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성장이 침체에 빠짐과 동시에 선진국들의 인플레가 거의 8년만의 최고속도로 상승,지난 70년대 세계적으로 확산됐던 스태그플레이션이 다시 찾아올 것이라는 우려감이 확산되고 있다.
스태그플레이션이 찾아올 경우 인플레가 침체를 피하기 위한 금리인하 여력을 없애고 심지어 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들기 때문에 각국 중앙은행들은 더 어려운 입장에 처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의 인플레 우려는 과장된 것이며 더 큰 위험은 경기침체다.
스태그플레이션이 되살아 난다는 것은 눈길을 끄는 신문제목은 될지 모른다.
그러나 오늘날의 상황은 유가상승이 인플레를 두자릿수로 밀어올렸던 지난 70년대와는 다르다.
경제대국들의 평균 인플레율은 지난 5월중 아직 3% 미만에 그치고 있다.
지난 60년 이후 경제대국들은 이 정도의 인플레 상태에서 침체에 빠진 적이 없었다.
산업생산이 계속 감소하는 상황에서 추가 금리 인하를 막을 수 있을만한 인플레 상승은 지금까지 없었다.
최근의 인플레 상승에 대해 초조해할 필요가 없는 이유는 크게 3가지다.
첫째는 최근의 물가상승은 대부분 에너지 가격 상승 때문이며 유럽에서는 광우병과 구제역에 따른 식품가격 상승이 주원인이다.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기초물가상승률은 미국이 2.5%,유로존은 2.1%에 그치고 있다.
둘째는 인플레가 경기침체 초기까지 계속 상승하다가 침체가 계속되면 하락하는 후행성 지표라는 점이다.
통화정책의 시차를 감안해 중앙은행들은 현재의 인플레보다는 미래를 생각해야 한다.
유가가 계속 급등하지 않을 경우 미국과 유럽의 인플레는 내년중 수그러들 것이다.
이런 점에서 유럽중앙은행(ECB)이 인플레 상승에도 불구하고 지난 5월에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한 것은 잘한 일이다.
올해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인하가 지나치게 공격적이었다는 우려도 잘못된 것이다.
골드만삭스가 산출한 지수에 따르면 미국의 전체적인 금융여건은 올해 전혀 완화되지 않았다.
단기금리 인하는 채권수익률 상승,달러화 강세,주가 하락으로 거의 완전히 상쇄됐다.
이는 경기회복이 예상했던 것보다 약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셋째 미국의 인플레 압력이 억제될 것으로 보이는 또다른 이유는 거품기에 이뤄진 과다투자가 과잉설비를 많이 남겼다는 점이다.
기업이 가격결정력을 상실했기 때문에 에너지 비용과 임금 상승이 인플레를 가속시키기보다는 기업의 이윤을 줄이게 되고 이윤 감소는 기업들에 비용과 일자리,자본지출을 줄이도록 하며 이는 경기둔화를 더욱 강화하게 만든다.
전세계적으로 생산설비 가동률은 15년래 최저치에 육박하고 있으며 이런 상황에서는 저금리가 인플레를 상승시킬 가능성이 낮다.
인플레는 경기가 강하게 반등할 경우에만 문제가 된다.
정리=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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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영국의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 최근호에 실린 'Recession,not inflation,is the biggest risk for the global economy'를 정리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