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나흘째 2원 안팎의 진폭내에서만 진동하고 있다. 엔화 약세의 흐름으로 인해 환율이 오름세를 타고 있으나 움직임은 지극히 둔하다. 수급도 팽팽하게 줄다리기만 이뤄질 뿐 환율 방향을 가리킬만한 동인은 품고 있지 못하다. 2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1.90원 오른 1,301.90원에 오전 거래를 마쳤다. 오전장중 대체로 1,300∼1,301원 범위를 주무대로 했던 환율은 막판 달러/엔 환율의 오름세를 타고 급하게 올랐다. 워낙 움직임이 없어 급등에 가깝게 느껴질 정도. 미국 금리인하 이벤트를 기다린다는 핑계로 움직임이 정체됐던 앞선 사흘과 별반 다를 바 없다. 거래자들의 거래의욕을 고취시킬만한 요인은 찾아볼 수 없는 상황. 예상됐던 월말 네고물량도 시장을 움직일만한 규모는 출회되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반기 결제수요가 다소 앞서는 분위기다. 개장초 외국계은행이 반기말 원화 수요 마련을 위해 스왑거래에 활발하게 참여했을 뿐 현물환시장은 거래 활력이 크게 떨어졌다. 오후에도 이같은 정체장을 벗어날 뚜렷한 탈출구가 보이지 않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오후 환율은 BOJ의 정책결정에 따른 달러/엔 동향에 달려 있다"며 "예상보다 네고물량이 공급되지 않아 결제수요가 우위를 보였으며 달러되사기도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자(롱)마인드가 유효한 것으로 보이고 오후 거래범위는 1,299∼1,303원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달러/엔 환율은 124.50엔대로 오름세다. 미국 금리 인하에도 불구, 일본 경제 우려감과 오후 일본은행(BOJ)의 정책결정을 앞두고 엔화 약세가 조금씩 불거지고 있다. 달러/엔은 27일 뉴욕 외환시장에서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인하로 미 경제회복 기대감이 다소 높아진데 반해 일본의 5월 소매판매가 37개월 내리 감소하는 등 일본경제 침체 우려감이 상대적으로 커져 124.36엔에 마감했다. 이날 도쿄장에서 일본 경제산업성이 5월중 산업생산지수가 전달보다 1.2% 하락한 98.5를 기록하고 3개월 내리 하락한 것으로 발표, 경제 침체에 대한 경고를 이었으며 124.30엔대에서 124.50엔대로 거래범위를 확대했다. BOJ의 정책회의 결과가 추가 금융완화 쪽으로 나올 경우 엔화 약세는 더 진전될 것으로 보인다. 월말을 맞은 업체 네고물량이 소규모로 나오고 LG전자의 CRT사업부문 매각자금도 유입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수급을 한쪽으로 몰기엔 부족하다. 오히려 예상보다 공급물량이 적어 결제수요가 더 많다는 지적이다. 외국계은행이 반기 결산을 위한 원화 마련을 위해 스왑거래가 오히려 활발했다. 대부분이 익일물(tom) 매도-스팟물(spot) 매수를 했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사흘 내리 주식 팔자에 치중하고 있다. 전날 1,433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한 외국인은 낮 12시 12분 현재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198억원, 15억원의 매도 우위를 기록중이다. 역송금 수요로 환율 상승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환율은 전날보다 0.10원 오른 1,300.10원에 출발하며 위쪽으로 무거운 발걸음세를 옮겼다. 밤새 역외선물환(NDF)환율이 미 금리인하에 따른 엔화 약세를 반영, 1,305원까지 올랐으나 방향만 따를 뿐 반영정도는 미약했다. 개장 직후 환율은 힘겹게 레벨을 높이며 일시적으로 흐름과 무관하게 1,302원까지 찍었으나 이내 되밀려 1,300원선에서 주로 움직였다. 이후 달러/엔이 오름세를 강화하자 레벨을 차츰 높여나갔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