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택은 모토로라와 7억달러 규모의 휴대폰 수출계약을 성사시킴으로써 내년말까지 모두 1천3백∼1천5백만대의 휴대폰을 수출하게 된다. 이는 휴대폰 단일계약으로는 사상최대이며 연간 평균 1천만대이상을 해외에 공급하는 삼성전자의 수출실적과 맞먹는 규모다. 팬택은 이번 수출계약으로 내년도 매출이 당초 예상보다 많은 1조원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팬택은 지난해부터 올해초까지 성사시켜놓은 수출계약으로 당초 올해 매출이 6천6백억원,내년에는 7천1백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현대증권 자료). 그러나 이번 공급물량이 내년초부터 본격 수출되기 시작할 경우 2002년 매출액은 많게는 1조5천억원대에 육박할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ODM(자체개발생산) 수출=이번 수출은 특히 ODM 방식으로 이뤄진 데 의미가 있다고 팬택은 설명했다. ODM은 제품의 개발부터 디자인,부품발주,생산 등 모든 과정을 생산자가 자체적으로 해결하는 방식으로 주문자가 모든 것을 결정하는 기존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방식에 비해 원가절감 효과가 뛰어나다. 그만큼 수출단위당 수익률이 높다는 얘기다. 팬택의 신동진 이사는 "앞으로 모토로라에 공급하게 될 모든 물량은 ODM 방식으로 이뤄질 것"이라며 "이는 모토로라가 팬택의 기술력을 인정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과감한 투자전략이 주효=이번에 수출키로 한 모델은 2.5세대 이동전화로 불리는 CDMA2000-1X 단말기로 셀룰러나 PCS 등으로 자유롭게 전환할 수 있다. 삼성전자 등 세계적인 기술력을 갖고있는 대기업들만이 개발에 성공한 모델이다. 팬택 박병엽 부회장은 "이번 대규모 수출은 지난 98년 모토로라와 제휴이후 3년동안 제품 개발력과 생산품질 향상,납기준수 등을 철저히 지켜온 결과"라고 말했다. 그동안 대규모 프로젝트를 안정적으로 수행할만한 능력을 갖추는 데 전력을 쏟았다는 설명이다. 팬택은 지난해의 경우 적자를 무릅쓰고 연구인력과 생산시설 등에 대규모 투자를 감행했다. 연구인력은 3백명까지 늘렸고 생산규모는 연간 1천만대 수준까지 증설이 가능하도록 했다. ◇전세계 시장 동시판매전략=그동안 국내 휴대폰 업체들이 수출한 물량은 단일모델로 50만∼60만대를 넘기 어려웠다. 그러나 팬택은 이번 계약에서 단일모델로만 수백만대의 공급권을 따냈다. 박병엽 부회장은 "앞으로도 전략모델을 집중 개발해 한 모델로 세계 전역에서 수백만대씩 동시 판매하는 전략을 구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