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모멘텀 공백으로 매수주체가 나서지 않으면서 사흘째 보합권에 머물렀다. 종합지수는 장중 내내 강보합권에서 움직이며 반등을 시도했지만 막판 집중된 프로그램 매물에 꺾였다. 코스닥지수도 뚜렷한 방향 없이 옆걸음치며 이틀 강세를 이어간 데 만족해야 했다. 프로그램 매매가 지수를 움직이는 주요 동인이 됐고 이에 따라 선물 시장에서 외국인의 움직임은 상대적으로 관심을 끌었다. 전날 미 연방준비제도 이사회가 올들어 여섯번째 금리인하를 단행했지만 뉴욕증시는 이렇다할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나스닥 상승, 다우 하락이라는 엇갈린 방향을 가리켜 투자자를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경기회복에 대한 확실한 시그널을 기다리자는 관망파가 늘어나면서 거래는 한산하기만 했다. 대신경제연구소 조용찬 책임연구원은 "선물시장에서의 외국인 움직임과 이에 따른 프로그램 매매가 지수를 움직인 하루였다"며 "펀더멘털 쪽에서 확실한 계기가 나오기 전까지 횡보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7월에 주요 기업이 실적을 발표하는 시점이 모멘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며 "실적 경고로 기대 수준이 낮아졌기 때문에 이를 상회하는 실적이 나올 경우 섬머 랠리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28일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1.49포인트, 0.25% 하락한 583.27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는 74.72로 전날보다 0.12포인트, 0.16% 상승 마감했다. 거래는 전날보다 한산해 거래소에서는 2억6,854만주, 1조4,476억원 어치가 손을 옮겼다. 이는 지난 4월 17일 2억3,112만주, 1조2,465억원 이후 10주 중 가장 적은 수준이다. 코스닥에서는 2억8,181만주, 1조2,675억원 어치가 거래됐다. 거래량은 지난 4월 9일 2억5,417만주 이후 11주 중 최저이며 거래대금은 1월 17일 1조2,056억원 이후 10주 중 가장 적다. 외국인이 오후 들어 순매도로 전환하면서 지수선물 9월물은 71.70으로 전날보다 0.65 포인트, 0.90 % 하락 반전, 약보합권에서 거래를 마쳤다. 시장베이시스는 0.07로 콘탱고. 선물 약세 전환에 따라 프로그램 매수와 매도 차이가 크게 줄었다. 프로그램 매수는 차익 313억원, 비차익 849억원 등 모두 1,163억원이었으며 매도는 차익 206억원, 비차익 438억원 등 모두 544억원을 기록했다. 개인이 사흘 연속 매수 우위를 지키며 80억원 순매수 했다. 반면 외국인은 331억원 순매도하며 사흘째 매도 우위를 이어갔다. 기관은 1,200억원 가까운 프로그램 매수에 힘입어 48억원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삼성전자가 이레만에 상승 반전에 성공, 모처럼 맏형 노릇을 해냈다. 장중 내내 오름세를 유지하며 전날보다 1,500원, 0.81% 올랐다. 자사주 매입 마지막 날 SK텔레콤은 추가 자사주 매입 가능성을 제기하며 나흘만에 하락세를 끊는 저력을 보였다. 반면 오전까지 강세를 유지하던 한국통신은 DR 발행가 확정 소식과 함께 내림세로 전환, 모처럼만의 통신주 동반 반등 기대를 저버렸다. 코스닥시장 대형 통신주도 혼조세였다. 전날 상승 반전에 성공했던 KTF는 막판 내림세로 돌아섰다. 반면 LG텔레콤과 하나로통신은 반등했다. 철강제품 가격 인상을 호재 삼아 강세를 보이던 포항제철도 막판 프로그램 매도 공세를 맞으며 하락 반전, 결국 내림세로 거래를 끝냈고 한국전력도 약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동부제강은 동부화재에 1,000억원대 공장 부지 매각을 재료 삼아 7% 이상 급등했다. 팬택은 모토롤라에 7억달러 규모 단말기를 공급할 것이란 소식에 힘입어 3% 이상 뛰어 올랐고 신세계는 실적 호전 대표주로 자리매기하며 외국인 매수세를 불러 들여 10만원선에 바짝 다가섰다. 보험 업종이 4% 가까이 큰 폭 상승했고 섬유의복, 유통업 등이 강세를 보였다. 삼성전자 강세에 힘입어 전기전자 업종도 이레만에 소폭 상승했다. 그러나 상승 업종 보다는 하락 업종이 많았고 낙폭도 컸다. 장중 한때 500개를 넘었던 상승 종목은 425개로 줄었고 내린 종목은 364개로 늘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국민카드가 소폭 하락했고 전날 약 2% 오른 새롬기술, 다음, 한글과컴퓨터 등 닷컴은 오름폭을 반납하며 동반 약세를 가리켰다. 옥션은 올랐다. 개인이 93억원 순매수하며 이틀 연속 매수우위를 기록했다. 반면 기관은 13거래일 연속 매도에 치중하며 66억원을, 외국인은 이틀째, 22억원을 순매도했다. 제조업, 유통서비스업, 건설업이 오름세였지만 나머지 업종은 약세를 띠었다. 오른 종목이 상한가 38개 포함 306개 종목으로 하락 종목 수 268개 를 앞질렀다. 한경닷컴 임영준기자 yjun19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