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21일)가 지났다. 여름 무더위가 몰려오고 있다. 등줄기에 흐르는 땀을 식혀줄 만한 곳은 없을까. 역시 바닷가가 1순위다. 그중에서도 작은 해안마을을 찾아보는게 좋을 것 같다. 해수욕을 즐기며 도심에서와는 사뭇 다른 사람사는 냄새까지 맡을 수 있어 1석2조다. 한국관광공사가 추천하는 가볼만한 해안마을을 소개한다. [ 고성 왕곡마을 ] 강원 고성의 송지호 북쪽에 자리한 마을이다. 이 지역으로 피서여행을 떠날때 한번 들러볼 만하다. 바다와의 거리는 1.5km이지만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파도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산속마을이라 한국전쟁때에도 폭격을 피할수 있었다. 그래서 옛날 집들이 많이 남아 전통마을 분위기를 전해준다. 안동 하회마을 등에 비해 규모는 크지 않지만 마을안에 들어서면 시간여행을 온듯한 느낌이 든다. 마을 위쪽은 강릉 함씨, 아래쪽에는 강릉 최씨가 모여 산다. 예스런 분위기 때문에 TV드라마 영화도 많이 촬영했다. TV문학관 "홍어" "배달의 기수" 등 많은 반공영화의 촬영무대가 이곳이다. 마을사람들도 엑스트라로 얼굴을 비친 경험담을 늘어놓는다. 이곳의 주업은 논농사. 집에 따라 1천~1만평의 논농사를 짓고 있다. 4년전까지만 해도 감자농사를 많이 했지만 요즘은 식구들 먹을만치만 밭을 부치고 있다. 현재 전통의 멋을 살리기 위한 보수공사가 진행중이라 마을안은 다소 어수선하다. 내년말께 공사가 끝나면 빈집들도 민속품전시공간으로 되살아날 전망이다. 인근에 송지호 삼포 백도 자작도해수욕장이 있다. 어명기전통가옥 청간정 등도 볼만하다. 속초에서 7번국도를 타고 간성방면으로 가다 송지호를 지나면 왕곡마을 간판이 있다. 고성군청 문화관광과 (033)681-2191 [ 울진.삼척 고포마을 ] 1포구 2도의 희귀마을이다. 울진에서 삼척으로 올라가다 도경계선을 넘기 직전 오른쪽 바다쪽의 내리막길에 있다. 포구는 하나인데 행정구역은 복개천을 따라 경북 울진과 강원 삼척으로 나뉘어 있다. 모두 34가구가 사는데 공교롭게도 강원과 경북 각각 17세대씩이다. 원래는 울진까지 강원도에 속해 있었는데 3공화국시절 울진 일부를 경북으로 넣는 바람에 마을이 나뉘었다고 한다. 마을사람들은 울전원자력발전소 건설이후의 지원금을 기대하며 마을을 경북에 포함시켜 주길 희망했지만 바다는 강원에 속해야 한다는 정부방침에 마을의 행정구역 통합을 없던일로 하기로 했다고 전한다. 포구는 작아서 작은 배로만 고기를 잡는다. 숭어 가자미 방어 등이 많이 나오는 편이다. 고포는 원래 돌미역생산지로 널리 알려졌다. 이곳의 돌미역은 조선조의 왕실진상품에 들었었다. 지금도 다른 지역의 미역을 끼워 파는 가짜 고포돌미역이 나돌 정도라고 한다. 앞바다에는 너래방석이란 돌밭이 발달되어 전복과 성게도 많다. 피서철이면 해수욕장으로 사람들이 붐비는데 마을 남쪽의 나곡해수욕장을 찾는게 좋다. 울진원자력전시관 덕구온천 망양정 성류굴 불영계곡 등 주변 관광명소가 많다. 삼척 원덕읍에서 고포마을까지 하루 네번 시내버스가 다닌다. 울진군청 문화관광과 (054)785-6393 [ 무안 해제반도 ] 폭 4백m의 무안 현경면 송정리 땅으로 연결되었다. 현경면에서 24번국도를 타고 해제쪽으로 가면 월두마을과 도당도행 진입로를 만난다. 월두마을은 이름 그대로 월출포인트. 월두마을과 도당섬에 이르는 해안은 일출감상지로 좋다. 도당섬의 피서철 별미로는 망둥어(운저리)구이가 유명하다. 용정리 이오우리에는 훌통해수욕장이 있다. 백사장이 길고 해송도 울창해 많은 피서객이 몰린다. 신안군의 지도와 이어져 있다. 연육교와 방조제로 지도가 해제반도에 연결된 것. 지도읍에서는 솔섬(송도)를 연결하는 다리가 있다. 솔섬에서는 증도로 가는 배를 탈수 있다. 증도는 염전으로 유명한데 한해 30만가마니의 소금을 만든다고 한다. 증도에는 우전해수욕장으로도 알려져 있다. 4km의 백사장과 소나무숲 낙조가 자랑이다. 섬 서쪽 끝에는 신안해저유물 발굴기념비가 서 있다. 24번국도의 끝에는 점암선착장이 있는데 이곳에서 수도를 거쳐 임자도로 가는 배가 다닌다. 임자도에는 대광해수욕장이 있다. 해변 뒤 구릉지대에는 해당화가 운치를 더해준다. 조금나루유원지, 승달산 법천사, 호담 항공우주전시관 등이 있다. 호남고속도로 장성나들목에서 빠져 24번 국도를 따라간다. 무안읍~지도마을까지 군내버스가 임자도행 배출발시간데 맞춰 운행한다. 무안군청 문화관광과 (061)450-5222 [ 태안 이원반도 ] 태안읍에서 620번 지방도를 타고 올라가면 이원반도에 들어선다. 길을 따라 음포 사목 꾸지나무골 그누굴해수욕장이 이어진다. 그 도로종단에 태안의 땅끝마을인 만대포구가 있다. 40여척의 고깃배가 드나들어 해산물이 풍부한 편이다. 만대포구로 들어가기 전 왼쪽 산등성이 너머의 모래해변이 숨겨진 피서지. 작은구매 큰구매라고 부르는 아늑한 해변으로 동네사람 말고는 아는 이들이 별로 없다. 바로앞 바다의 삼형제바위까지는 썰물때 걸어서 갈수 있다. 이원반도내에서 가족단위로 찾기 좋은 해수욕장으로는 사목해수욕장을 꼽는다. 소나무숲 동산이 해변 가운데 있고 좌우로 백사장이 뻗어 있다. 해변에서는 조개잡이 체험도 할수 있다. 소나무숲이 아주 좋아 텐트를 치지 않아도 햇빛을 막을수 있다는게 주민들의 자랑. 사목해수욕장 위쪽의 꾸지나무골해수욕장도 찾아볼 만하다. 꾸지나무는 뽕나무과로 가을에 오디 같은 빨간 열매가 난다. 옛날 소금을 구울때 연료로 써버려 지금은 꾸지나무가 그리 많지 않다. 태안해안을 따라 30여개의 해수욕장이 있다. 태안마애삼존불을 포함, 서산 당진쪽에 볼거리가 많다. 서해안고속도로가 당진까지 개통돼 서울서 가기가 한결 수월해졌다. 태안에서 하루 6~7회 만대포구행 군내버스가 출발한다. 태안군청 문화관광과 (041)670-2225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