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태종 박사의 '음식궁합'] '산채와 고춧가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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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채가 일반 채소와 다른 점은 향채(香菜)라는 표현이 있듯이 저마다 고유한 풍미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취나물은 독특한 향과 쌉쌀한 맛이 있고 머위도 그렇다.
고사리는 고사리만 갖는 고유한 풍미가 있다.
이들 산채는 저마다 고유한 맛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고향의 맛을 느낄 수 있는 대표적인 식품으로 다루어 왔다.
모든 식품에는 개성이 있고,맛이나 향이나 먹는 감촉이 다르게 마련이다.
산채는 그 독특한 맛을 살려 입맛에 맞게 조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다.
산채로 나물을 무치는데 기름.깨소금.들깨가루.간장 등 조미료를 사용해서 맛을 내는 것이 보통이다.
이렇게 해서 만든 산채나물은 충분히 산채 고유의 풍미를 맛볼 수 있어 좋은 조리법이다.
그런데 최근 고추의 매운맛을 무척 좋아하게 된 것이 한국인이다.
고추의 특성은 매운맛과 붉은 시각적인 효과로 볼 수 있다.
매운맛은 캡사이신이라는 성분인데 0.2~0.4%밖에 안 들어 있는데도 매운맛이 대단하다.
고추의 매운맛은 입안과 혀의 미뢰세포를 자극하는 특징이 있기 때문에 서양에서는 핫(hot)이라고 해서 뜨겁다고 표현하고 있다.
은은한 산채의 풍미를 맛보는데 고춧가루를 듬뿍 친다면 혀가 얼얼해서 도저히 제맛을 음미할 수 없다.
산채의 잡맛 성분인 타닌.옥살산.클로로겐산 등은 대개 산성물질이어서 알칼리성인 잿물에 처리하면 중화되어 쉽게 빠진다.
산채를 삶아 초목회,즉 나무나 풀을 태워 재를 우려낸 물을 사용해왔다.
이 잿물은 요즘 우리가 사용하는 화학약품처럼 독성이 없어 산채를 우리는데 아주 좋은 것이었다.
건양대 < 석좌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