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의 언론사 검찰고발 기자회견은 해당 언론사 기자들의 날카로운 질문과 손영래 서울지방국세청장 등 국세청 관계자들의 원칙적인 답변이 맞부딪치면서 긴장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질의 응답에서는 특히 막판에 고발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진 모 경제신문에 대한 질문이 봇물을 이뤘다. -축하한다.언론사 세무조사를 시작하면서 성역을 깨겠다고 공언해왔다.이젠 97년 발표된 김대중 대통령의 비자금 부분이 성역으로 남게 됐다.여기에 대해서도 조사할 것인지,고발되지 않은 다른 언론사의 혐의도 언급해달라. "대통령 비자금 부분에 대해서는 말할 입장이 아니다. 고발되지 않은 다른 언론사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겠다" -고발언론사에 대한 형평성에 의문이 있다. 이와 관련,이번 조사과정에서 적지않은 문제가 제기된 모 경제신문에 대해 질문하겠다. 모 경제신문의 대주주인 문화재단 주식이 특정 대주주에게 부당하게 넘어갔다는 유력한 제보가 국세청에 들어온 것으로 알고 있다. 특히 이 경제신문은 증자과정에서 실권주를 제3자에게 무단 배정하는 방식으로 부당한 주식이동이 있었다는 것이 제보의 내용인데 조사를 했는지,결과는 어떤지 자세히 밝혀 달라. "고발된 언론사 외에 개별적인 언론사에 대한 발표는 할 수 없다" -그 대답이 조사를 했는데 이상이 없었다는 것인지,아예 조사를 하지 않았다는 것인지 명확하게 해달라. 또 한가지 이와 관련해 경향신문 6월23일자 1면 머릿기사에 모 경제신문 고발이 검토되고 있다는 보도가 있었다. 고발검토된 경제신문이 어디였는지 분명히 밝혀달라.또 왜 빠졌는지 구체적으로 밝혀달라.손 청장이 답변하되 해당 실무책임자인 서울지방청의 정진택 조사1국장이 구체적인 내용을 보충설명해 달라. "고발된 6개 외에 여타 개별 언론사에 대한 발표는 할 수 없다"(같은 답변을 여러차례 반복) -(다른 언론사 기자)고발되지 않는 방송사와 모 경제지에 대한 이야기가 많다.일부 언론사는 추징액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고발되지 않았는데. "고발되지 않은 언론사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겠다" -조사대상 23개 언론사의 회사별 추징세액을 왜 모두 발표하지 않는가.형평성 차원에 문제가 있지 않나. "총 추징세액과 고발과 관련된 추징세액을 구분해 발표했다. 공개되는 부분은 조세범 처벌법 위반에 따른 조치다. 이번 발표는 국민의 알권리와 공익이 가미돼 실시하게 됐다. 검찰에 고발된 기업체에 대해서는 일관되게 발표해 왔었다" -이번 조사에서 협조하지 않은 언론사는 어디인가.외화도피 의혹에 대해 이야기해달라. "일부 언론사에서 조사과정중 증빙서류 제출이 지연된 적은 있다. 아직 제출되지 않은 부분에 대한 공개는 적절치 않다. 외화도피 부분은 조사의 특성상 시간이 걸린다. 외국에 자료 협조도 해야하기 때문에 시간이 든다. 외화도피 부분은 추가로 적정 시점에서 발표하겠다" -안정남 국세청장은 며칠전 국회 재경위 보고에서 세무조사의 동기를 묻는 질문에 대해 부하 직원들과 협의해 순수하게 시작했다고 답했다.안 청장은 부하직원들과 언제,어떤 이야기를 주고 받았나. "조사 대상 선정에 대해 오해가 있을 수 있다. 94년 언론사 세무조사가 실시된 이후 7년 동안 조사가 실시되지 않았다. 이번 조사는 장기 미조사 법인에 대한 공평과세 차원에서 착수했다. 세무조사는 작년 12월쯤 장기 미조사 법인에 대한 논의를 시작으로 개시됐다" -무가지 비율을 20%로 정했는데 세법상 조세법률주의에 어긋난 것이 아닌지. "관행도 관행 나름이다. 잘못된 관행은 관행이 아니다. 이번 조사에서 무가지중 20%는 인정했다. 지난 96년 12월 신문협회에서 자체적으로 20%가 넘는 부분은 위약금을 물기로 결정했었다" -이번 조사에서 비자금 계좌가 드러났는지.발표에 나타난 "부외 계좌"를 비자금 계좌로 해석해도 되는가. "비자금 계좌에 대해서는 발표문으로 갈음하겠다" -조선 동아 중앙 등 3개사는 추징액이 8백억원이 넘는다.징수유예를 검토하겠다고 했는데.일부 언론사의 로비도 많았다는 이야기가 있다. "오늘 이후에 징수문제는 적법 절차에 따라 추진하겠다. 자금 여력이 어려워 유예신청이 들어오면 적극 검토하겠다. 서울지방국세청에 대한 로비는 없었다" -검찰 고발과 별도로 일부 언론사에 대해 조사가 진행중인 것으로 아는데. "완벽하게 종결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 추가 적출사항을 마무리해 발표하겠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