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나흘 하락한 뒤 반등을 모색하고 있던 차에 '뉴욕호재'가 날아들었다. 하지만 뉴욕증시의 강세가 기술적 반등으로 평가되면서 국내 증시의 상승폭이 확대되지는 않고 있다. 추가 상승 가능성에 기댄 선취매성 저가매수에 나서기 보다는 포지션을 점검하고 종목에 따라서는 차익실현을 염두에 둔 현금비중 확대를 고려할 시점으로 파악된다. 닷새만에 반등임에도 불구하고 지수방향에 대한 자신감 부족으로 거래량이 급감했던 전날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또 상승종목이 500개를 넘지만 상한가 종목이 5개에 불과하고 이도 몇몇 우선주가 차지하고 있는 등 적극적인 매매는 자제하고 있는 양상이다. 국내 영향력이 증가하고 있는 뉴욕증시는 금리인하가 일단락되고 경기회복에 대한 뚜렷한 신호가 나오기 전까진 경제지표와 기업실적에 따라 일희일비하는 모습을 나타낼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최근 외국인이 선물시장에서 오전 환매수, 오전 신규매도로 변동폭을 키우고 있어 굳이 주말을 앞둔 위험을 감수할 만한 이익은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기술적으로는 주요 지지선의 지지력에 대한 의구심이 강해진 시점에서 최근 강력한 저항선으로 작용한 5일 지수이동평균선을 열흘 만에 돌파한 것이 긍정적이다. 하지만 여전히 프로그램 매매에 연동되며 이렇다 할 매수 주체가 부각되지 않아 안착 여부가 관심거리다. 특히 지수선물 시장의 베이시스 변동에 유의해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매도규모가 줄긴 했지만 뉴욕증시 강세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이 나흘 내리 매도우위를 가리키고 있어 부담스럽다. 펀더멘탈 호전 기미가 보이지 않는 데다 하이닉스, 한국통신 DR발행으로 보유비중이 버겁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일부 기관이 결산을 앞두고 종가관리에 들어간다는 얘기가 나온다. 수급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이어서 규모는 크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목요일 뉴욕증시 주요지수는 기술주가 주도한 나스닥이 나흘째 오름세를 이어가는 등 전반적으로 상승 기류를 탔다. 신규 실업수당 신청자수가 석 주 연속 감소한데다 미 항소법원의 마이크로소프트 분할 원심 기각 등이 호재로 작용했다. 실적저조 경고는 그러나 끊이지 않았다. 장 종류 후 통신용 반도체 제조업체 PMC-시에라는 이번 분기 실적 목표를 낮췄다. 29일 나스닥선물지수가 줄곧 강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을 비롯, 일본 닛케이 225지수, 대만 가권지수, 홍콩 항셍지수 등 아시아 주요증시는 동반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국내에서는 6월 소비자물가지수가 가뭄 등 영향으로 0.3% 증가했다. 또 수출출하가 101개월만에 감소하는 등 내수는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으나 수출부진 심화가 경기회복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보증권 임송학 투자전략팀장은 "삼성전자 반등 타이밍에 뉴욕증시 상승이 맞아 떨어지면서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증시를 움직일 만한 요인이 없어 변동폭은 지지부진하다"고 설명했다. 임 팀장은 "최근 각광 받던 소형주가 조정받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며 "여전히 기술적 반등을 믿고 반도체, 통신 등 기술주보다는 현대차, 포항제철 등 전통주와 실적주에 관심을 둬야 한다"고 덧붙였다. 세종증권 김욱래 연구원은 "모멘텀부재와 투자심리 위축으로 기술적 반등 조차 제한적인 모습"이라며 "이날까지 5일선 돌파에 실패할 경우 하락 압박이 거세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LG투자증권 박준범 연구원은 "투자심리가 극히 취약한 상태에서 주말을 앞두고 있어 장후반 변동성 확대에 대비해야 한다"며 "추가상승에 기댄 추격매수는 부담스럽지만 580선에서의 저가 매수 관점은 유지한다"고 말했다. 이날 종합주가지수는 낮 12시 50분 현재 590.44로 전날보다 7.17포인트, 1.23% 올랐고 주가지수선물 9월물은 1.30포인트, 1.81% 높은 73.00에 거래됐다. 매수주체가 부재한 가운데 프로그램 매수가 537억원 유입되며 장을 받쳐주고 있다. 매도는 136억원 출회됐다. 통신업종이 외국인 매도 압박에서 벗어나며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 눈길을 끈다. 자사주 추가 매입 의사를 밝힌 SK텔레콤이 2.88% 올랐고 한국통신공사는 성공적인 DR발행으로 1.17% 상승했다. 이밖에 반도체주를 비롯한 지수관련 대형주가 상승 대열에 합류하며 반등을 이끌었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는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강세를 받아 각각 1.60%와 1.64% 상승세를 가리켰다. 현대차, 기아차, 포항제철 등 전통주 강세가 두드러진다. 금리인한 수혜 기대로 국민은행, 주택은행, 삼성증권 등 금융주도 대부분 상승했다. 전날 장 종료 후 지주회사 설립을 발표한 신한은행은 약세권에 머물렀다. 외국인이 나흘째 매도우위를 나타내며 122억원을 순매도한 반면 기관은 201억원 순매수로 맞섰다. 개인은 오후 들어 매도우위로 전환, 59억원을 순매도했다. 1억3,733만주, 8,054억원 어치가 손을 옮겨 침체된 분㎟藪【?돌아서지 못하고 있음을 입증했다. 액면가 이하 종목 거래세 부과 영향도 무시할 수 없는 듯 하이닉스, 해태제과, 대우인터내셔날, 모토조이, 신원, 리젠트화재 등 단골 거래량 상위 종목의 손바뀜이 그다지 활발하지 않다. 한경닷컴 유용석기자 ja-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