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지수가 뉴욕증시 상승을 타고 오름세로 출발한 뒤 590선을 가로지르고 있다. 나스닥 지수가 나흘 연속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이 매도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개인도 지수가 장초반 시가를 넘어서지 못하자 실망 매물을 내놓으며 매도우위로 돌아서 반등은 제한적이다. 미국 금리인하가 방향성을 제시하지 않는 데다 일단락된 금리인하의 빈자리를 메꿀만한 모멘텀이 나오지 않았다. 게다가 5월 수출출하와 설비투자 감소로 산업활동이 좋지 않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닷새만에 반등임에도 불구하고 지수방향에 대한 자신감 부족으로 거래량이 급감했던 전날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또 상승종목이 500개를 넘지만 상한가 종목이 5개에 불과하고 이도 몇몇 우선주가 차지하고 있는 등 적극적인 매매는 자제하고 있는 양상이다. 여기에 최근 외국인이 선물시장에서 오전 환매수, 오전 신규매도로 변동폭을 키우고 있는 점과 주말을 앞두고 있는 것도 부담이다. 일부 기관이 결산을 앞두고 종가관리에 들어간다는 얘기가 나온다. 수급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이어서 규모는 크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따라 증시는 당분간 상승 엔진을 가동할 만한 재료를 찾지 못한 가운데 580선의 지지력을 바탕으로 박스권에서 등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29일 종합주가지수는 오후 1시 1분 현재 589.93으로 전날보다 6.66포인트, 1.14% 올랐고 주가지수선물 9월물은 1.20포인트, 1.67% 높은 72.90에 거래됐다. 프로그램 매수가 556억원 유입되며 장을 받쳐주고 있다. 매도는 147억원 출회됐다. 매수주체가 부재한 만큼 지수선물 베이시스 동향이 관심이 모아진다. 통신업종이 외국인 매도 압박에서 벗어나며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 눈길을 끈다. 자사주 추가 매입 의사를 밝힌 SK텔레콤이 2.62% 올랐고 한국통신공사는 성공적인 DR발행으로 0.98% 상승했다. 이밖에 반도체주를 비롯한 지수관련 대형주가 상승 대열에 합류하며 반등을 이끌었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는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강세를 받아 각각 1.87%와 1.45% 상승세를 가리켰다. LG전자는 신설법인 설립으로 11억달러가 유입됐지만 다 나온 얘기인지 강보합권에 마물렀다. 현대차, 기아차, 포항제철 등 전통주 강세가 두드러진다. 금리인한 수혜 기대로 국민은행, 주택은행, 삼성증권 등 금융주도 대부분 상승했다. 전날 장 종료 후 지주회사 설립을 발표한 신한은행은 약세권에 머물렀다. 신세계, 현대백화점, 동양백화점, 대구백화점 등 실적으로 주목받던 백화점주는 매물을 맞아 쓰러졌다. 오는 30일부터 백화점 셔틀버스 운행이 전면 중단됨에 따라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외국인이 나흘째 매도우위를 나타내며 113억원을 순매도한 반면 기관은 197억원 순매수로 맞섰다. 개인은 오후들어 매도우위로 전환, 63억원을 순매도했다. 이날 1억4,263만주, 8,267억원 어치가 손을 옮겨 침체된 분위기에서 돌아서지 못하고 있음을 입증했다. 액면가 이하 종목 거래세 부과 영향도 무시할 수 없는 듯 하이닉스, 해태제과, 대우인터내셔날, 모토조이, 신원, 리젠트화재 등 단골 거래량 상위 종목의 손바뀜이 그다지 활발하지 않다. 교보증권 임송학 투자전략팀장은 "삼성전자 반등 타이밍에 뉴욕증시 상승이 맞아 떨어지면서 저가매수를 받아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달리 증시를 움직일 만한 요인이 없어 변동폭은 지지부진하다"고 설명했다. 임 팀장은 "최근 각광 받던 소형주가 조정받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며 "여전히 기술적 반등을 믿고 반도체, 통신 등 기술주보다는 현대차, 포항제철 등 전통주와 실적주에 관심을 둬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유용석기자 ja-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