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 유로(EURO)화의 본격적인 유통을 앞두고 유로화를 사용하는 바이어들이 늘고 있지만 국내 기업 10개사중 8개사는 유로화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등 준비가 아주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는 29일 국내 대유럽 수출업체 1백89개사를 대상으로 "유로화 통용 준비현황"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유로화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기업이 1백49개사로 78.8%에 달했다고 밝혔다. 반면 유로화를 사용하고 있다고 응답한 업체는 19.6%에 그쳤다. 거래은행에 유로화 계좌를 갖고 있는 업체도 14.3%에 불과했다. 현재 유로화를 사용하지 않는 기업 가운데 내년부터 주요 결제통화로 유로화를 사용할 계획이라고 응답한 업체도 21.5%에 머물렀다. 또 지난 99년 유로화 출범 이후 유럽 거래선으로부터 유로화 결제를 요구받은 업체는 43.4%였으며 이중 결제통화를 유로화로 전환해준 비율은 45.1%에 그쳤다. 유로화의 약세에 따라 가격인하 요구를 받은 업체는 26.5%에 불과했지만 요구받은 업체의 52%가 가격을 내렸으며 지불기한 연장,샘플 추가공급 등 가격 외적인 방식으로 대응한 업체는 18%에 달했다. 이에 앞서 KOTRA가 독일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스페인 덴마크 등 6개국 무역관을 통해 현지 바이어를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65%가 역내거래의 결제통화로 유로화를 사용하고 있으며 35%는 역외거래 결제통화로도 사용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유로화를 역내 결제통화로 이용하고 있지 않은 나머지 35%의 바이어들도 대부분 내년말까지는 결제통화를 유로화로 전환할 계획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관련 유로권 국가의 현지 바이어들은 "중국 대만 일본 기업들은 유로화 결제 요구에 적극 대응하고 있지만 한국 기업은 달러화 결제를 고집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지적했다. KOTRA 관계자는 "국내 업체들 중에는 유로화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는 기업도 상당수 있다"며 "유로화의 본격적인 유통이 6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만큼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