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키네틱 아티스트인 미국의 팀 프렌티스(71)가 3일부터 서울 청담동 카이스갤러리에서 키네틱 아트전을 갖는다. 키네틱 아트는 움직이는 작품으로 1913년 마르셀 뒤샹이 처음 시도한 후 한 장르로 자리매김한 미술분야. 기하학적으로 연결된 조각 소품들이 공중에서 물결처럼 춤추는 23점을 선보인다. 미국 예일대에서 건축을 전공한 프렌티스는 뉴욕에서 오랫동안 건축설계 사무실을 운영했다. 40대 들어 조각가로 변신해 키네틱 아티스트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키네틱 아트의 거장인 조지 리키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그는 건축가답게 공학적 원리를 작품에 최대한 반영하는 작가다. 수백 개의 가는 철사줄이나 스테인레스 스틸판,알루미늄판,플라스틱 판들을 하나하나 붙여 작은 사각형이나 삼각형,때론 원형의 조각 소품들을 완성해 낸다. 미니멀리즘에 기초한 형태이지만 소품들이 바람의 방향과 세기에 따라 공중에서 춤추는 모습은 나비떼의 비행이나 하늘에서 흩날리는 연을 연상시킨다. 프렌티스는 전적으로 바람에 의지하는 작가다. 창문을 통해 새어 들어오는 바람이나 공기의 미세한 흐름에도 흔들리도록 공학적으로 치밀하게 계산해 작품을 제작한다. 또 금속 작품 자체에 의해 반사되는 빛의 시각적인 착시현상도 유도한다. 조각의 3차원적 요소에 움직임과 시간이라는 4차원적 요소가 결합해 창출해내는 우아한 움직임은 발레의 군무를 보듯 환상적인 공간을 연출한다. 작가는 이번 개인전을 위해 직접 내한해 설치작업을 벌이기도 했다. 키네틱 아티스트중 가장 아름다운 움직임을 보여준다는 평가를 얻고 있는 그는 플로리다 잭슨빌국제공항,뉴욕 뱅크오브아메리카 등의 공공 조형물을 제작했다. 국내에서는 올해 삼성 노블카운티에 작품을 설치했다. 28일까지. (02)511-0668 이성구 기자 s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