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적인 소재.정서 .. '2001-올해의 작가' 전광영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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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의 "2001-올해의 작가"로 선정된 중견작가 전광영(57)씨.
그는 세계적인 작가인 루이즈 부르주와와 닮은 부분이 많다.
부르주와가 70대에 들어서야 세계적으로 명성을 얻기 시작한 것처럼 전 씨도 50대에야 비로소 국내외에서 주목을 받았다.
올해의 작가 수상 기념전이 열리고 있는 과천 국립현대미술관 제2전시실도 지난해 부르주와 전시회가 열렸던 곳이다.
부르주와가 어릴 적 아버지로부터 받아온 성적 학대를 "한(恨)"으로 작품화한 반면 전 씨는 40년 가까이 받아온 "무명설움"을 한번에 털어버리려는 듯 독기로 가득찬 실험적인 작품들을 내놨다.
그는 해외에서 먼저 인정을 받은 작가다.
95년 처녀 참가한 "LA 비엔날레"에서 작품이 몇 점 팔리더니 97년 열린 "시카고 아트페어"에선 출품작이 모두 팔리는 "매진사례"를 기록했다.
국내작가론 전무한 케이스였다.
그의 단골고객중엔 유명한 CEO들이 많다.
이번 전시에 내놓은 1백50호 크기의 작품도 호주 캔버라 현대미술관이 3만6천달러라는 고가에 매입했다.
"해외 아트페어 작가"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전 씨가 해외에서 인정을 얻고 있는 것은 그의 작품세계가 서구인의 시각에서 보면 "한국적"이기 때문이다.
"빛" "집합"시리즈로 이어지는 그의 작품은 삼각형 모양의 스티로폴 덩어리를 한지로 싼 뒤 종이끈으로 일일이 묶어 다양한 조형언어로 화판에 빽빽히 붙여 나가는 작업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초기회화 10점을 비롯해 60여점에 달하는 작품을 내놨다.
특히 높이 3m,지름 1m의 원기둥 12개와 지름 3m의 원형구 등 입체작업을 처음으로 시도했다.
"이번 개인전은 제 자존심이 걸려 있는 전시입니다. 작가로서의 역량을 모두 보여줘 평생 후회없도록 철저히 준비했습니다"
그는 이번 전시에 들어간 제작비만도 1억원이 넘었다고 털어놨다.
작가로선 성공했지만 요즘도 그에 대한 화단의 반응이 곱지만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오랜 입시학원 운영과 해외 아트페어를 둘러싼 화랑들과의 잡음 등이 세계적인 작가로 발돋움할 그의 발목을 여전히 잡고 있는 것이다.
어찌됐든 그는 한지 오브제 작업이라는 독창적인 기법으로 동양적 정서와 서양적 조형논리를 동시에 소화해 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홍익대 회화과를 나온 전 씨는 오는 9월 권위있는 미국 뉴저지의 헌터돈 현대미술관 "3인전"을 비롯해 11월에 독일 "쾰른 아트페어",내년초에 뉴멕시코 산타페 뮤지엄 "3인전"등에 초대되는 등 바쁜 전시일정을 앞두고 있다.
8월 15일까지.
이성구 기자 s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