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부시 미국 대통령과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가 지난달 30일 미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첫 정상회담을 가졌다. 미국과 일본이 동시 침체위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열린 이번 회담에서 양국정상은 일본의 경제개혁 프로그램과 미국의 감세조치를 각각 지지한다고 표명, 상호공조를 과시했다. 하지만 부시 대통령이 회담도중 일본 자동차 및 농산물 시장의 추가개방을 요구, 양국이 이들 문제에 대해 추후 검토키로 하는 등 껄끄러운 대화도 오갔던 것으로 전해졌다. 대선 때부터 미일관계를 중시하겠다고 천명해온 부시 대통령은 고이즈미 총리를 '용기있는 지도자'로 치켜세우며 강한 연대감을 표시했다. 고이즈미 총리도 "부시 대통령과 돈독한 신뢰관계를 맺었다"고 화답했다. 특히 경제문제에 대해 미일정상은 양국의 성장 지원책을 서로 지지했으며 재정 및 무역부문의 새로운 경제협의체도 신설키로 했다. 이 협의체에는 차관급 금융회담도 포함시켜 미국이 일본 금융기관들의 막대한 부실채권 처리와 통화신용 정책에 대해 조언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미국의 미사일 방어체제(MD)와 지구온난화 등 핵심 현안에 대해서는 협의를 계속키로 하는 등 일부 이견을 드러냈다. 또 부시 대통령이 일본 자동차 등의 추가개방을 요구한 점도 새로운 쟁점으로 부각됐다. 이들 현안은 이번에 양국이 합의한 4개 실무위원회중 무역포럼에서 논의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일 양국은 지난 1995년 일본시장의 개방을 확대하기 위해 자동차 및 부품에 관한 협정을 타결했으나 작년말 일본이 미국의 협정기간 연장요구를 거부, 유효기간이 종료된 바 있다. 조재길 기자 road@ 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