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여성들이 독서량이나 컴퓨터 사용능력 등에서 남성에 비해 크게 미흡,자기 계발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 자료에 따르면 15세 이상 여성중 1년동안 책을 한권도 읽지 않은 사람의 비율이 41.4%에 달했다. 남성(39.8%)보다 1.6%포인트 높은 수치다. 평균 독서권수도 11.3권으로 남성(15.2권)보다 크게 낮았다. 신문 구독률도 54.8%에 불과,남성(76.0%)에 비해 크게 낮았다. 특히 남성 구독자들은 절반 이상이 매일 신문을 보지만 여성은 그 비율이 27%에 불과했다. 컴퓨터를 전혀 사용할 줄 모르는 "컴맹" 비율도 여성이 55.2%로 남성(41.5%)보다 훨씬 높았다. 더구나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다"고 응답한 여성들도 대부분 간단한 게임이나 문서 작성에 그치는 초.중급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능숙하게 컴퓨터를 다루는 여성은 6.2%에 불과,남성(14.2%)의 절반에도 못미쳤다. 반면 여성들의 TV시청 시간은 남성보다 더 많았다. 여성들은 1주일동안 25.1시간을 TV를 보는데 할애해 남성(22.3시간)보다 2.8시간 더 보는 것으로 집계됐다. 자기계발을 위해 공부를 하는 여성은 전체의 4.5%로 남성(5.6%)보다 적었다. 여성이 자기계발에 힘을 쏟지 못하는 데는 "집안 일은 여성 몫"이라는 인식이 여전히 사회 전반에 깔려 있기 때문인 것으로 지적됐다. 실제 60세 미만 전업주부는 하루 평균 6시간 43분을 음식준비 빨래 등 가사일에 할애하고 있으며 맞벌이 주부도 3시간45분을 집안일을 처리하는데 쓰고 있다. 반면 맞벌이 남편의 경우 43.3%만이 가사에 참여하고 있으며 가사일을 하는 시간도 1시간에 그쳤다. 여성들이 자기계발을 하고 싶어도 여유시간이 부족하다는 얘기다. 여성들에 대한 "교육 차별"도 여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15세 이상 여성중 원하는 단계까지 학교교육을 받는 비율은 20.9%로 남성(28.4%)보다 7.5%포인트나 낮았다. 취업이 쉽지 않은 만큼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48.3%로 남성(74.0%)에 비해 크게 낮았다. 근로조건에서도 남성 근로자들의 임금은 50세까지 지속적으로 늘어나는데 반해 여성의 임금은 35세 이후부터 줄어드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정자 여성개발원 사회문화연구부장은 "여성의 사회활동 능력이 뒤떨어진데는 여성이 능력을 발휘할 기회가 없었던데다 여성들도 적극적으로 기회를 찾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여성 스스로 독서와 신문구독 등을 통해 실력을 배양해야 사회에서 도태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 99년에 태어난 여자아이 1백명당 남자아이 수는 1백9.6으로 98년(1백10.1)에 비해 출생성비 불균형이 다소 완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여성의 초혼연령은 26.5세(남성 29.3세)였고 평균 이혼연령은 36.6세(40.1세)였다. 20세 이상 여성의 47.6%가 술을 마시고 4.6%는 담배를 피우는 것으로 집계됐다. 남성들이 건강관리를 위해 운동(27.4%)을 주로 하지만 여성은 손쉬운 식사조절(20.6%)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