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가 안좋을 땐 휴가가 처방(?)' 세계 컴퓨터 경기가 침체 곡선을 그리면서 미국내 관련업계에 거센 '휴가바람'이 불고 있다. 업체들이 비용절감을 위해 휴가를 독려하고 있는 것. 휴렛팩커드(HP)는 최근 미국내 4만5천명의 직원을 대상으로 오는 10월까지 8일간 휴가를 떠나도록 했다. 이 회사는 지난 4월 이미 6일간의 휴가를 쓰도록 한 상태. 기존 휴가일수와는 별도다. 최근 3천명 이상을 해고키로 결정한 데 뒤이은 것이어서 사내 분위기를 더욱 흉흉하게 만들고 있다. 올 하반기 줄줄이 실적부진을 예고하고 있는 다른 업체들도 휴가를 비용절감의 최우선책으로 삼고 있다. 선마이크로시스템스와 컴팩컴퓨터는 다음주 1주일간 공장을 일시 폐쇄하고 단체 휴가를 갖는다. 이처럼 일시에 모든 직원들이 휴가를 떠나는 것은 극히 드문 일. 컴퓨터 업계만이 아니다. 컴퓨터 수요 부진의 타격을 그대로 받는 반도체 업계도 마찬가지. 내셔널반도체는 지난 분기에 휴가기간을 닷새 추가한 데 이어 최근 7일을 더 보탰다. 필립스반도체 역시 유·무급 휴가를 3주간이나 주기로 했다. 한편 시장조사기관인 IDC에 따르면 올해 미국 PC시장은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전망이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